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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디아블로 4’ 흥행 실패한 블리자드… 대형 게임 줄이고 소규모 게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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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 로고./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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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내놓은 디아블로 시리즈가 흥행에 부침을 겪으면서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다음 게임은 AAA급이 아닌 소규모 게임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 AAA 게임은 개발비와 마케팅에 큰 예산이 사용되고, 많은 인력이 투입된 작품을 뜻한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된 후 올해 초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는데, 소규모 게임 개발을 시작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5일(현지시각) 비디오게이머 등 해외 게임전문 매체들은 “MS가 AAA급 게임 개발 비용 증대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AA급 게임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S가 비용 절감을 위해 소규모 스튜디오 간 협업하는 방식으로 개발 구조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MS에 인수된 블리자드가 AA급 게임을 개발할 개발팀을 신설했다고 전했다.

신설된 개발팀에는 모바일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 시리즈를 서비스 중인 게임 개발사 ‘킹’ 개발진이 다수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팀에서는 기존 블리자드 IP(지식재산권)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AA급 소규모 게임을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르, IP, 플랫폼 등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킹이 모바일게임에 강한 만큼 신설된 팀은 향후 엑스박스의 모바일게임 스토어에 탑재될 게임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블리자드의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MS에 인수된 후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의 일환인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MS는 687억달러(약 92조원)를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했다. 인수 규모 때문에 ‘세기의 빅딜’로 화제가 됐다.

MS는 블리자드를 인수하자마자 게임 사업부 소속 2만2000명의 8.6%에 해당하는 1900명을 감원했는데, 구조조정 대상 대부분은 블리자드 임직원들이었다. 마이크 이바라(Mike Ybarra) 전 블리자드 대표도 이때 회사를 떠났다. 그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MS 산하 엑스박스 사업부에서, 이후에는 블리자드에서 근무해왔다. 블리자드의 창립 멤버인 앨런 애덤(Allen Adham) 최고디자인책임자(CDO)도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났다.

구조조정 여파로 블리자드가 신규 오리지널 IP로 준비하고 있었던 AAA급 게임인 ‘오디세이’도 개발이 전면 중단됐다. 오디세이는 블리자드가 2022년 1월 발표한 오픈월드 생존게임으로, 감원 직전까지 100명 이상의 개발진이 6년간 참여했던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이바라 전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개발팀과 함께 이 프로젝트를 수 시간 플레이해봤다”며 “이들이 제시하는 비전과 새로운 세상에 대해 매우 흥분한 상태다”라고 밝히며 신작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여러 대작 IP를 갖고 있다. 최근 출시한 디아블로4는 흥행에 부침을 겪으며 수 차례 업데이트를 통해 이탈한 이용자들을 불러모으는 중이다. 다만 콜오브듀티 등의 인기로 MS의 지난 2분기 게임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블리자드 게임 매출을 제외하면 오히려 MS의 게임 사업 매출은 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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