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윤연준이 300년에 걸쳐 발아한 음악을 들려준다. 이달 29일 서울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여는 리사이틀 '움: Sprouting'을 통해서다.
윤연준은 이번 공연에서 먼저 1722년작인 바흐의 평균율 1권 중 전주곡 3번으로 문을 열고, 그 영향을 받은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다우의 '애프터 바흐: 론도'(2018년)를 짝지어 연주한다. 이어 쇤베르크와 윤이상, 쇼팽과 필립 글래스 등 클래식 음악과 후대에 응답하듯 영향을 받은 음악을 각각 선보인 뒤 자작곡인 피아노를 위한 연습곡 1번 '회귀'로 1부를 끝맺는다. 그는 매일경제에 "제 음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클래식에 기반을 둔 작품들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2부에선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넘어 국악, 팝, 전자음악 등에서 영감을 받은 최근 작업물을 펼친다. 그는 예원학교, 뉴욕 줄리아드 음악학교, 예일대 음대, 런던 길드홀 음악학교,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등을 거친 정통 클래식 연주자 출신. 그러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곡들은 피아노 솔로 '움'과 '무악', 김예지의 해금 연주와 듀엣인 '즉흥연주', 장구 등 김지혜의 전통 타악 리듬을 더한 '물 밑 기와'와 '산명' 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작달'은 해금과 장구, 판소리에 기반을 둔 노은실의 목소리 연기도 함께한다. 굵고 거세게 내리는 장대비라는 뜻의 '작달비'의 풍경을 담은 곡이다. 윤연준은 "클래식 음악의 화성에 국악과 대중음악의 박자감을 결합했다"며 "반복적인 리듬과 박자가 특징적이고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바흐에서 시작해 자작곡으로 이어지는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앞서 지난 5월 영국 런던의 바비칸센터에서 먼저 선보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년지원사업에 선정돼 그 후원을 받아 성사된 무대다. 윤연준은 "현지에서 나온 평론 중 '피아노에 대한 완벽한 이해 위에 자기 색깔을 잘 얹었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며 "앞으로도 활발한 공연을 통해 관객을 개척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