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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경찰차 안에서 숨진 여성, 2번이나 발견할 기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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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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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순찰차에서 실종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경찰이 근무규정만 제대로 지켰어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 범죄예방대응과장, 형사과장 등은 20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파출소에서는 매일 아침 8~9시 야간근무자와 주간근무자가 업무교대를 하며 순찰차 운행기록 등을 점검하고 일지를 작성한다”며 “숨진 여성이 순찰차에 들어가서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2차례 점검 기회가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숨진 40대 여성 ㄱ씨는 지난 16일 새벽 2시11분께 경남 하동군 진교파출소에 걸어와서 1분 뒤 파출소 마당에 주차해 있던 순찰차(순21호) 뒷문을 열고 들어갔다. 순찰차를 주차할 때는 반드시 문을 잠가야 한다. 당시 파출소 마당에는 순찰차 2대가 주차해 있었는데, 1대(순18호)는 문이 잠겨 있었으나, 다른 1대(순21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잠겨있지 않았다. 순찰차 뒷문은 범죄 혐의자의 도주를 막기 위해 안에서 열 수 없게 되어 있다. 또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는 안전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순찰차 뒷좌석에 들어간 ㄱ씨는 차 밖으로 스스로 나올 수 없었다.



ㄱ씨는 순찰차에 들어간 지 약 36시간 만인 지난 17일 오후 2시9분께 순찰차 뒷좌석에 엎드린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업무교대를 하며 제대로 점검했다면, 16일 아침과 17일 아침 등 ㄱ씨를 2차례 발견할 수 있었으나 이를 놓친 것이다. 이 순찰차는 15일 오후 4시56분 주차한 뒤 17일 오후 2시9분께 ㄱ씨를 발견할 때까지 45시간 13분 동안 주차돼 있었다. 일선 파출소에서는 112신고에 대비해 순찰차 1대는 파출소에 대기한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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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경찰서 전경. 경남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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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과 경남경찰청은 △순찰차 문이 왜 잠겨 있지 않았는지 △근무 교대 때 순찰차를 제대로 점검을 했는지 △점검했다면 왜 여성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등에 대해 감찰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일 부검 결과 이 여성의 사망 원인은 ‘고체온증 등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당시 하동군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고, 여성은 순찰차 뒷좌석에 들어간 뒤 12시간 정도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16일 아침 순찰차 점검 때는 여성이 살아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여성이 탈출을 시도한 흔적에 대해서도 경찰은 감찰 중이라는 이유로 확인해주지 않았다.



지적장애 2급인 이 여성은 14년 동안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다가 한달 전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의 아버지는 17일 오전 10시58분께 파출소에 찾아와 딸의 실종신고를 했고, 경찰은 이날 오후 2시9분 여성을 찾기 위해 순찰차를 타고 출동하려다가, 뒷좌석에서 나는 부패한 냄새를 맡고 ㄱ씨를 발견했다. ㄱ씨가 파출소에 간 이유와 순찰차에 들어간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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