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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5분 명상] 미소 한 모금… 친절 한 모금… 감사 한 모금… 커피 한 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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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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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하실래요?”

커피를 권하는 한마디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기곤 하지요. 어떤 이에 대한 호감의 표시가 되기도 하고, 바쁜 일터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뜻이기도 하며, 지친 사람에게 위로를 건네는 마음의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어떤 향을 머금고 있나요?

저는 매일 두 잔의 커피를 마십니다. 오전에 신문을 보면서 한 잔, 오후에 서재에서 한 잔. 첫 잔은 새날을 여는 마중 의식이고, 둘째 잔은 하는 일에 밀도를 더하는 집중 의식입니다. 마치 종교 의식에 쓰이는 성수(聖水)같이 커피는 평범한 일상을 정화하고, 가지런히 정돈하는 도구가 된 지 오래지요. 인류 최초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에티오피아인들은 매일 아침 작은 잔으로 세 잔의 커피를 나눠 마신다고 해요. 첫 잔은 우애의 잔, 둘째 잔은 평화의 잔, 셋째 잔은 축복의 잔입니다. 같은 맛에 다른 의미를 우려낸 세 잔의 커피 의례는 상상만으로도 경건해집니다.

우리가 물처럼 마시는 한 잔의 커피도 ‘에티오피아식’으로 만나보면 어떨까요? 평상시보다 조금 느리게 나를 향한 ‘미소 한 모금’, 남을 위한 ‘친절 한 모금’, 모두를 기억하는 ‘감사 한 모금’.... 매 순간을 음미하며 잘 마신 커피 한 잔이 하루의 중심을 잡아줄 닻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든든합니다. (땀 흘리며) 수고하시는 가까운 이웃에게 시원한 아아 한 잔을 선물해도 좋겠습니다. “잠깐,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성소은·'반려명상’ 저자

[성소은·'반려명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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