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자작극 130번 자영업자 울린 커플 ‘구속’…유사 범죄에 재치 있는 대응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음식에 이물질이 나왔다고 반복적으로 속여 음식 값을 환불받은 20대 커플이 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무려 130번에 달하는 허위 주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한 자영업자가 피해 내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자 같은 수법을 당했단 피해자들이 잇따르면서 이들 커플에 대한 업무방해, 사기 등 혐의로 고소가 이뤄졌다.

앞선 19일 부산 연제경찰서는 배달 음식을 시킨 뒤 ‘실이 나왔다’며 환불을 반복한 20대 남녀 A씨와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부산에 있는 음식점 업주 127명을 상대로 배달 음식을 주문해서 먹은 뒤 "음식에 이물질이 나왔으니 환불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동일한 수법으로 무려 130여 차례에 걸쳐 310만원에 달하는 음식 값을 환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음식에 실 등 이물질을 넣고 사진을 찍어 마치 식당에서 실수한 것처럼 꾸몄다.

A씨와 B씨의 이런 행동은 올해 3월 한 피해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덜미가 잡혔다.

대부분 피해 자영업자는 별점 테러 등을 우려해 사과한 후 즉각 환불 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대부분 실을 이물질로 썼고 머리카락을 이용한 사례도 가끔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허위 주장에 재치있게 대응한 업주도 있었다.

21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따르면 홍익대 부근에서 돈가스 가게를 운영한다는 C씨는 최근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배달 앱으로부터 환불 요청이 왔다”며 “2㎝ 정도 길이의 머리카락이 길래 환불 요청을 거부했다. 제 머리는 3㎜”라며 사진을 올렸다.

공개한 사진에서 A씨는 마치 훈련소에 막 입대한 훈련병처럼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 손님이 재차 환불 문의를 하자 A씨는 “음식에서 나온 머리카락 사진을 보내라고 했고 내 머리카락보다 길면 환불을 거부하겠다”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내 사진도 보내줄 수 있다”고 하자 이후 손님의 연락은 없었다.

3년 전에도 같은 일을 겪으며 속수무책으로 당한 그는 이를 계기로 3㎜ 유지 중이라고 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