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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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풋볼 코치와 공립학교 교사 출신인 '보통 사람'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 3일 차의 대미를 장식했다. 월즈 주지사는 이날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4쿼터 총공격'을 선언하면서 "우리는 계속 전진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도널드 트럼프의 페이지를 넘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선거 상황을 풋볼 경기에 비유했다. 월즈 주지사는 "이제는 마지막 쿼터다. 카멀라 해리스는 준비돼 있다. 우리의 일은 한 번에 1인치씩 움직이고, 1야드씩 조여가고, 전화 한 통을 하고, 5달러씩 기부하는 일"이라고 독려했다.
행사 주제가 '우리의 자유를 위한 싸움(A Fight for Our Freedoms)'이었던 만큼, 많은 부분을 자유를 역설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자유라고 말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삶을 만들 자유, 의료 지원을 결정할 자유, 총에 맞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자유를 말한다"며 "트럼프와 J D 밴스의 '프로젝트 2025'는 이상하고 틀렸으며 삶을 훨씬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만약 이들이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온다면 그들은 중산층의 생활비를 올리고 의료보험 지원을 중단하며 낙태를 전국적으로 중단할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다음 4년은 한층 최악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가 '코치 월즈'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환호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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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즈 주지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못지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그가 등장하자 참석자들은 열광적인 환호성과 함께 그의 얼굴 사진과 '코치 월즈(coach Walz)'라고 쓰인 손팻말을 흔들었다. 월즈 주지사의 이력을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될 때에는 아내 궨과 딸 호프, 아들 거스가 펑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월즈 부부는 시험관 시술로 두 자녀를 낳았다.
월즈 주지사를 소개하기 위해 등장한 제자 벤저민 잉그먼은 월즈 주지사가 고등학교 풋볼팀뿐만 아니라 7학년 농구와 트랙 팀까지 코치를 맡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또 월즈 주지사가 코치했던 풋볼팀에서 뛰었던 제자들이 빨갛고 하얀 풋볼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월즈 주지사는 대선까지 남은 76일 동안 승리를 위해 모두가 적극 나서 달라면서 "우리가 싸우면 우리는 이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연단에 오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하는 '가짜 이슈'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추켜세우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이슈를 부각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사람들이 가짜 이슈에 주의가 분산되거나 (승리를) 과신할 때 선거(승리)가 멀어지는 것을 우리는 한 번 이상 목격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만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는 전부 '나, 나 자신, 나'에 대한 얘기만 한다"며 "다음에 그의 연설을 듣게 되면 (연설 속에 나오는) 거짓말을 세지 말고 '나(I)'를 세어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나·나·나·나(me·me·me·me)'라고 하며 입을 여는 테너 가수와 같다"며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매일 '당신·당신·당신·당신(you·you·you·you)'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비교했다.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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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에서 물러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클린턴은 "그는 자발적으로 정치 권력을 포기했다. 정치인으로서 하기 힘든 일을 했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도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는 얼마 전 78세가 됐다"며 "내 유일한 개인적 허영심은 트럼프보다 젊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생일이 두 달 정도 늦다. 이날 행사장에 이틀 전 지지 연설을 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참석해 남편의 연설을 지켜봤다.
이날 전당대회 무대에는 인기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깜짝' 등장했다. 그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헌신이 필요하다"며 "기쁨을 선택하자. 해리스를 뽑자"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중 한 명인 윈프리는 무소속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면서 "민주당 당원이나 해리스 집회에 참석할 유권자를 넘어서려는 시도"라고 전했다.
이 밖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해 마지막까지 부통령 후보로 경쟁한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도 무대에 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당부했다.
[시카고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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