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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장례 치르지 말고 내 몫까지 잘 살아"…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 눈물의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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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어머니에게 마지막 전화

피해자들 조롱 글 등 경찰 조사 착수

지난 22일 경기 부천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피해자들의 발인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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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부천시 원미구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유해를 실은 영구차가 장지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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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1시 55분께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부천 호텔 화재로 숨진 김모씨(28)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유족들은 고인이 유학을 다녀와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늘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불이 난 호텔 7층에 있던 김씨는 마지막 순간 어머니 양씨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호텔에 있는데 불이 났어. 더 이상 통화를 못 할 것 같아"라며 "장례식 하지 말고 내가 쓴 일기장 그런 것 다 버려. 엄마가 내 몫까지 잘 살아야 해"라고 유언 같은 말을 남겼다. 이후 김씨는 7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딸이 평소 원하는 거라면 다 해주고 싶은 어머니였지만, 장례식을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은 들어줄 수 없었다. 김씨의 아버지는 발인식에서 "아빠가 사랑한다. 아빠가 미안하다"며 통곡했고, 어머니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눈물을 흘렸다.

이날 부천장례식장에서도 이번 화재로 숨진 정모씨(44)의 발인이 진행됐다. 김씨와 정씨는 경기 화성시 함백산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뒤 함백산추모공원과 선영에 각각 안치될 예정이다. 이번 부천 호텔 화재로 숨진 나머지 5명은 26일 발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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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전 경기 부천 중동 호텔 화재 현장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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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께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한 호텔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큰불이 났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등 총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길이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내부에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진 데다 객실에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컸다.

아울러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상자를 조롱하는 등 게시글을 올린 이들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게시글에는 평일에 호텔에 투숙했다가 변을 당한 피해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련 증거를 모으고 게시글 작성자를 특정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명백한 범죄로 판단되면 입건해 처벌하는 등 엄정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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