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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신생아 희귀질환 ‘척수성 근위축증’…선별검사 시행해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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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의 월요藥담회

신생아의 건강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국가 차원에서 치료 가능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 배경이다. 척수성 근위축증(SMA)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으로, 우리 몸의 모든 근육이 약해지다가 결국 자가 호흡마저 어려워 진다. 현재는 졸겐스마·스핀라자·에브리스디 등 국내에서도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가 급여로 적용되면서 치료가 가능해졌다.

운동신경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척수성 근위축증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상 발현 전 치료해야 더 좋은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이미 손상된 신경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한 비가역적 특성을 지닌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상 발현 전 빠른 진단으로 치료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첫 증상 발현 시기, 문제 유전자 개수 등에 따라 1~3형으로 구분한다. 가장 심각한 1형은 생후 6개월 이전에 근육 약화 등으로 혼자 앉기 어려워하는 등 전형적인 운동 기능 특성을 보인다. 상태도 심각해 환자의 90% 이상이 생후 24개월 이전에 사망 한다.

문제는 이보다 증상이 덜한 2형 혹은 3형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다. 이들은 첫 증상 발현 시점이 생후 6~18개월 이후로 늦다. 증상 발현이 늦으니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가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한 다음에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척수성근위축증처럼 질병 인지도가 낮은 희귀 질환은 발달 지연으로 보일 수 있어 이상 징후를 인식하는 것도, 질병 감별도 어렵다. 병원을 찾은 시점엔 이미 치료 골든타임이 지났을 수 있다.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예전처럼 회복이 불가능한 척 수성 근위축증의 특성상 1분 1초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신경세포의 사멸을 막을 수 있다. 전 생애에 걸쳐 삶의 질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적극적 신생아 선별검사 도입으로 척수성 근위축증 진단 지연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이미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신생아 선별검사를 시행 중이다. 대만에서는 국가 주도로 신생아 12만 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 7명을 발굴하기도 했다. 사회적 공감대도 충분하다. 지난해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에서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9.5%가 척수성 근위축증 등 치료 가능한 희귀·난치 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한 신생아 선별검사 시행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김진아 사무국장은 “해외연구에서는 척수성 근위축증을 신생아 선별검사로 포함하는 것이 환자의 수명과 건강 관련 삶의 질을 높이면서 비용절감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국은 고령 출산으로 선천성 고위험 신생아 출산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신생아 선별검사를 통한 빠른 치료는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치료 효과성 측면에서 국가 재정의 효율적 사용 극대화에도 유리하다. 대한신생아스크리닝학회 이정호(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총무이사는 “치명적 희귀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의 효과적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 발현 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척수성 근위축증 신생아 선별검사가 국내에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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