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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2017년 한미정상회담서 북핵 이견…文 '방어용'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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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 北 문구 두고 한미간 이견

文 "사드 환경평가 필요"에 트럼프 "시간낭비" 고성

뉴시스

[워싱턴=뉴시스]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방한으로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 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 등을 두고 양측간 상당한 의견차가 있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현지시각) 공개한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에서 : 트럼프 백악관에서 나의 임무 수행'에서 밝혔다. 사진은 2017년 6월3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2024.08.28.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방한으로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 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 등을 두고 양측간 상당한 의견차가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트럼프 행정부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27일(현지시각) 공개한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에서 : 트럼프 백악관에서 나의 임무 수행'에서 이러한 일화들을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을 진행했는데, 방미기간 양측 간 의견차가 여러차례 불거졌다고 한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문안과 관련해 한국 측은 "어느 시점에서의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드러내는 언어와 한국이 북한 정권과의 대화 노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에 대한 인정"을 주장했다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전했다.

반면 맥매스터 전 보좌관을 포함한 미국 관료들은 "비핵화가 김정은에게 최선의 이익이라는 점을 설득하는 필수요소로 제재 이행을 강화하는 언어"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실제 당시 정상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측 주장이 어느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문 전 대통령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 이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만나 "사담 후세인, 무아마르 카다피처럼 김정은도 방어를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믿는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회고했다.

후세인과 카다피는 각각 이라크와 리비아의 과거 독재자이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려다 실패하거나 포기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도발이나 공격용이 아니라고 문 전 대통령이 주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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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방한으로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 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 등을 두고 양측간 상당한 의견차가 있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현지시각) 공개한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에서 : 트럼프 백악관에서 나의 임무 수행'에서 밝혔다. 사진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2019년 4월1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영빈관(블레어하우스)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접견하는 모습.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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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의 주장에 펜스 당시 부통령이 즉각 반박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김정은은 서울을 사정권에 둔 재래식 대포를 갖고 있는데 왜 핵무기가 필요하냐"며 "우리는 김정은이 공격적인 용도로 핵무기를 원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무엇이 김정은을 움직이는지에 대한 이견은 긴장과 의견충돌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펜스, 포틴저(당시 국가안보부보좌관), 후커(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선임국장)와 함께 나는 수개월동안 이를 풀기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문 전 대통령과 트럼프 당시 대통령간 사드를 둘러싼 줄다리기도 회고록에 담겼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하며 지난 정권에서 추진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발언하자 "한국이 비용을 대라고 하라"고 격노했다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사드 시스템은 우리의 것이고 우리 군인과 4만명이 넘는 한국 내 미국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에게 설명했으나 소용없었다"고 적었다.

2017년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정상회담에 앞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사드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앞에서 한국이 미국의 헌신에 고마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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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방한으로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 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 등을 두고 양측간 상당한 의견차가 있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현지시각) 공개한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에서 : 트럼프 백악관에서 나의 임무 수행'에서 밝혔다. 사진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2019년 6월3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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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시 "부디 문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는 환경 평가에 달렸다는 최근 발언을 되풀이하지 말아달라고 얘기해달라"며 "트럼프는 이미 사드를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부동산개발업자로 환경 평가를 정말로 증오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만나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환경 평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환경평가는 시간낭비다"며 고성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관련 논의는 그해 10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어졌는데,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이른바 한한령으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게됐다고 토로했다.

이에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엉뚱한 코리아를 제재하고 있다고 얘기하기로 약속했다고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설명했다.

아울러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만이 미국 대통령과 친해지는 방법을 아는 유일한 세계 지도자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려는 듯 보였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1년전 트럼프의 선거 승리가 벌써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당시 미국 행정부가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문 전 대통령에게 불편함을 드러냈다는 내용도 회고록에 담겼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나란히 한국을 찾았고, 문 전 대통령이 양국 정상간 중재자(middleman)를 자처할 것으로 보여 펜스 부통령이 "미국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미국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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