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14 (토)

이대목동병원 응급실 주48시간 폐쇄 검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실화땐 서울 대형병원중 첫 사례

응급의학과 의사 8명 남아 ‘한계’

내부서 내달부터 폐쇄 논의 나와

동아일보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구급차량이 응급 환자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2024.8.20.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서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다음 달부터 매주 48시간 응급실 문을 닫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폐쇄가 현실화될 경우 서울 대형병원 중 처음이며, 지역 내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는 충북대병원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은 최근 다음 달부터 매주 수, 목요일에 응급실 문을 닫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올 2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의 병원 이탈 이후 8명이 휴일 없이 24시간 응급실을 지키다 보니 피로가 가중돼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 병원의 한 교수는 “사람이 부족하고 너무 힘드니 내부적으로 응급실 폐쇄라도 검토해야 하는 수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 것 같다”며 “병원 측에서 공식적으로 검토된 사항은 없다”고 했다.

이 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 교수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 업무는 응급 진료체계 붕괴의 상징”이라며 “하루 육십 명 정도를 진료하는 서울 한복판의 권역응급센터에 매 당직마다 의사는 나 혼자다. 의료진의 번아웃이 일상이 됐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대목동병원이 실제로 응급실 운영을 중단할 경우 3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서울 서남권 최종 치료 기관의 응급실이 문을 닫는 것이란 점에서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충북 지역에서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 응급실이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 중 2명이 병가와 휴직을 신청하며 14, 15일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바 있다.

이 밖에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속초의료원 등도 응급실을 일시적으로 닫거나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등 응급실 운영 공백은 갈수록 확대되는 모습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