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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다리에 쌀알 모양 가득…CT 공개한 의사 “덜익은 돼지고기 먹지마”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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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낭미충증'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의 다리 CT 사진.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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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대학병원 의사가 덜 익은 돼지고기를 먹고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의 CT 사진을 공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28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의대병원 응급실 의사인 샘 갈리 박사는 지난 25일 X(옛 트위터)에 ‘낭미충증’이라는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의 다리 CT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대퇴골부터 무릎 관절 아래까지 흰색 쌀알 모양의 결절이 넓게 퍼져 있는 모습이다. 이는 유충을 담고 있는 낭종으로, 딱딱하게 석회화 된 채 몸 안에 남아 피부 아래 덩어리처럼 느껴질 수 있다.

낭미충증은 촌충종의 유충이 근육이나 뇌와 같은 조직 기관에 들어갈 때 발생한다. 주로 덜 익은 돼지고기 등 유충이 들어있는 음식물 섭취로 감염된다.

사람의 장내에서 성체 촌충으로 진화할 수 있으며 이 성충들이 낳은 알이 대변으로 배출되며, 일부는 장에서 나와 체내에서 딱딱한 낭종을 형성한다.

장 밖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유충 특성상 낭종 자체가 유해하지 않다. 다만 낭종이 뇌에 발생하면 두통, 발작이나 정신 착란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눈에서 발생하면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낭종 자체는 촌충 알에 처음 감염된 후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 발생한다.

갈리 박사는 “유충은 장을 빠져나와 혈류로 전신 어느 곳에나 퍼진다. 뇌, 눈, 피하조직, 골격근이 가장 흔한 목적지”라고 했다. 이어 “낭미충증은 대변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며 “감염된 사람이 화장실을 사용한 뒤 제대로 손을 씻지 않은 채 여러 사람과 음식을 함께 먹거나 배설물로 오염된 물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낭미충증의 예후는 대체로 양호하지만 불행히도 일부 사례는 치명적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이 감염돼 5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항상 손을 씻어 청결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절대로 날고기나 덜익은 돼지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돼지고기 기생충은 주로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자란 돼지에서 발견된다. 대한양돈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사육환경 개선으로 국내산 돼지고기는 기생충 감염 우려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생충 박사로 알려진 서민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도 2021년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삼겹살을 덜 익혀 먹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한 행위다. 소고기는 익힌 정도에 따라 다양한 맛이 있는데 돼지고기도 그럴 때가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 이후 과거처럼 인분을 먹여 키우는 돼지는 없어졌고, 깨끗한 사육환경에서 정해진 사료만 먹이며 돼지를 기르기 때문에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하다며 “기생충이 걱정돼서 삼겸살을 못먹는다는 논리는 사실 이미 1990년에 깨졌다”고 말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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