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서 신체·목소리 노출 금지
노래 영상 SNS 공유하며 반발
탈레반이 21일 발표한 35개 조항의 도덕법에는 여성이 집 밖에서 신체를 완전히 가려야 하며 공공장소에선 목소리를 내선 안 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노래를 부르거나 시 낭송 등도 금지된다. 이에 아프간 여성들은 저항의 표시로 “내 목소리는 금지된 게 아니다”, “탈레반은 안 된다”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이 노래하는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다.
온몸 가린 채 노래하는 아프간 여성. 여성 인권 운동가 엑스(X·옛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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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내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한 영상에서 한 여성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베일을 뒤집어쓴 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여성은 노래를 통해 “당신은 내 목소리를 침묵시켰다. 당신은 여성이라는 죄로 나를 집에 가두었다”고 항의했다. 타이바 술라이마니라는 젊은 여성은 거울 앞에서 자신의 베일을 조정하며 “여성의 목소리는 숨겨야 할 게 아닌 자신의 정체성이다”라고 노래했다.
해외 거주 중인 아프간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비판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2021년 탈레반이 정권을 잡자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프랑스에 정착한 아프간 태권도 챔피언 마르지에 하미디는 SNS에서 ‘우리를 존재하게 하라’라는 메시지를 퍼트려 달라고 요청하며 목소리를 박탈당한 이들의 목소리가 돼 달라고 촉구했다. 이런 움직임에 국제사회도 동조해 미국에 망명한 이란 언론인이자 여성 운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도 “아프간 자매들과 연대한자”며 노래 부르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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