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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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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 ‘국립묘지 촬영’ 제지 직원 밀치고 폭언…육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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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살 폭탄 공격으로 미군이던 손자를 잃은 이와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하고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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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추격해온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싸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 참배를 두고 미국 육군과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 육군은 2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중 발생한 그의 수행원들과 묘지 직원의 충돌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육군은 “국립묘지 직원과 그의 직업 정신이 부당하게 공격당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알링턴 국립묘지는 전사자들을 기리는 국가적 성지이며, 헌신적인 직원들은 공공 행사가 국가를 위해 쓰러져간 이들에게 합당한 위엄과 존경을 갖추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성명이 가리킨 사건은 지난 2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전사한 이들이 묻힌 이 묘지의 60번 구역에 헌화할 때 발생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 과정에서 카불 공항 자살 폭탄 공격으로 미군 13명이 사망한 사건의 3주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을 강조하려고 묘지를 찾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걸어갈 때 사진기자들은 빠지고 선거캠프 사진사만 따라붙자 묘지 직원이 이곳에서 “당파적 정치 행위”는 금지한다는 법 조항에 따라 제지하려고 나섰다. 이에 수행원 2명이 여성인 이 직원을 밀어냈다.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누가 잘못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자 미국 육군은 트럼프 전 대통령 쪽 잘못이라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알링턴 국립묘지 쪽은 60번 구역에서는 공식적인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는 안내를 미리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가 묘지 직원에 대해 “정신건강 문제를 겪은 사람”이고 “야비한 인간”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의 캠프는 다투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할 수도 있다며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성소처럼 여기는 국립묘지에서 선거운동을 위해 소란을 피우고 그곳 직원에게 인신공격을 퍼부은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군을 업신여긴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라 이번 사건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이 재임기에 자유의메달을 준 후원자가 참석한 행사에서 각각 민간인과 군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메달과 명예훈장 중 자유의메달이 “훨씬 낫다”고 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명예훈장을 받은 군인들은 “총알에 여러 번 맞거나 죽어서 상태가 매우 안 좋은” 이들이기 때문이라고 해 군인 비하 논란을 불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건의 민감성을 의식한듯 29일 미시간주 유세에서 격렬하게 반박하는 대신 해명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카불 공항 공격으로 사망한 군인 가족이 동행을 요청하면서 “내 아들의 무덤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했다며, 정치적 이익을 위해 묘지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수행원들과 마찰을 빚은 국립묘지 직원은 신원이 드러나면 보복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고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육군은 이 사건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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