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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가봤다] "도로 위에 피어난 패션 휴양지"...글로벌·중소 브랜드 상생나선 '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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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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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스퀘어 성수4에서 열린 25SS 프리뷰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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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매직'이라는 말처럼 절기상 처서가 지나면 몰라보게 시원하다는 반응들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처서매직도 무색하게 도로 위 아스팔트에 반사되는 직사광선을 맞다보면 여전히 땀이 줄줄 흘리는 나날이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게 바로 '패션'. 패션피플에게 '여름에는 덥게 겨울에는 춥게'라는 말이 통용되곤 했었다. 하지만 그런 말도 옛말인 듯 하다. 패션피플들은 시원한 공간에서 '패션 피서'를 떠날 수 있는 장소로 모인다. 바로 서울 무신사 스퀘어 성수4에 마련된 리조트 컨셉의 2025년 봄·여름(SS) 시즌 프리뷰 현장이다.

프리뷰 현장은 건물이 오목조목 즐비한 도심 골목 한복판에 위치해있다. 바닥에는 모래가 깔려 있어 도심 속에서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9일 문을 연 무신사 25SS 시즌 프리뷰는 내달 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K-패션의 위상, 해외 바이어 수주회로 확인 완료

이번 무신사 25SS 시즌 프리뷰 현장에서는 해외 패션 브랜드와의 '상생'과 K-패션의 위상을 알리고자 한 무신사의 전략이 돋보였다. 올해 프리뷰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편집숍 바이어를 초대해 B2B 세일즈를 연계했다. 전날 무신사 스퀘어 성수4에서는 일본의 편집숍 등 다양한 패션 유통 업계에 종사하는 40여개 기업 바이어 70여명을 직접 초대해 약 6시간 동안 수주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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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SS 무신사 시즌 프리뷰 현장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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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성공적으로 일본에 진출한 만큼 이번 수주회에서는 일본 편집숍 바이어가 많이 참석했다. 일본 바이어들은 수주회 현장에서 다양한 브랜드에 관심을 보였지만 특히 프렌치 스타일의 감성이 돋보이는 '노앙' 미니멀 컨템포러리 브랜드 '인사일런스' 유니크한 슈즈 컬렉션을 선보이는 '마크모크' 흥미로운 디테일과 위트가 유니크한 '닉앤니콜'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게 무신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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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더욱 많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해외 바이어들과 소통하고, 상생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이번 수주회를 기획했다. 그간 구축해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진출 수주회'를 겸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국내 디자이너들은 무신사 수주회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매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주회에 참석한 일본 패션 유통업체인 안티로사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이번 25SS 시즌 프리뷰에서 만난 K-패션 브랜드의 디자인이 많이 자유롭게 개성적이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인 일본 패션 브랜드 유토리 측은 "무신사와의 협업을 지속 검토 중"이며 "한국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수 골목에 '동남아 휴양지'가?

프리뷰 현장은 입구부터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모래사장 위 데크를 밟고 리셉션으로 가면 무알콜 웰컴 드링크와 초콜릿을 통해 휴양지에 온 느낌을 한층 더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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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25SS 프리뷰에 마련된 리셉션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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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SS 프리뷰 상품 5개를 찍고 상품에 부착된 QR을 통해 코멘트 1개를 작성하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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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셉션에서는 이벤트를 위한 미니 카메라도 나눠줬다. 카메라로 마음에 드는 25SS 프리뷰 상품 5개를 촬영하고 상품에 부착된 QR을 통해 코멘트 1개를 작성하면 뽑기를 통해 브랜드 인기 아이템과 트래블 키트, 프리미엄 가나 초콜렛 등의 선물을 증정한다. 기자도 다 돌아본 뒤 이벤트를 완료하고 1부터 100까지 중 뽑기를 뽑았는데 운이 좋게도 트래블 키트에 당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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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리조트를 옮겨 온 듯한 무신사 25SS 프리뷰 현장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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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25SS 프리뷰 현장에서 방문객들이 브랜드 신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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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치 동남아 리조트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사이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한 컨템퍼러리 브랜드의 옷들과 잡화 등이 걸려있어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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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연상 시키는 피팅룸. 피팅룸은 총 3가지로 각기 다른 컨셉으로 구성됐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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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팅룸도 휴양지 느낌을 고스란히 옮겼다. 이번 프리뷰에서는 28개 브랜드의 2025년 SS 시즌 미공개 신제품 디자인 100여개를 최초 전시했다. 25SS 프리뷰는 전보다 상품을 줄였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트렌드를 좀더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라는게 무신사 설명이다.

무신사는 옷마다 QR코드를 택으로 달아놨다. 옷에 달린 QR코드를 인식하면 옷에 대한 발매 여부와 상세한 코멘트를 쓸 수 있다. 기자는 자켓만 10벌이 넘을 정도로 '자켓 러버'다. 이날도 예쁜 핑크 색감의 레더 자켓을 발견했고, QR 인식을 통해 발매를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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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FW 프리뷰 현장에서 공개한 브랜드 제품들. 온오프라인에서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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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을 인식하면 무신사로 넘어가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하단에 '발매 글쎄요'와 '발매 좋아요'를 통해 발매 여부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도 있다. '코멘트 쓰기'로 넘어가면 상품 별점 가격 조건 디자인 수정 여부 컬러 추가 핏·길이·크기 수정 여부 등 세부적인 의견과 함께 상세한 피드백도 쓸 수 있다.

한켠에는 지난 2024년 FW 프리뷰에서 공개한 제품들도 진열돼있었다. 해당 코너에서는 당장 오는 가을과 겨울 트렌드를 만나볼 수 있고, 패션을 선도하는 무신사의 트렌디함을 엿볼 수 있었다. 무신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4 FW 온·오프라인 통합 발매 여부 투표 건수는 36만건을 돌파했고, 현장에서 전시된 270여개 상품 중 54종이 실제 판매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중소브랜드, 걱정 말아요"...기대되는 무신사의 상생안

무신사가 제시한 25SS 프리뷰의 컨셉은 빅데이터를 가지고 예측했다. 무신사는 뉴욕과 런던, 밀라노, 파리 등 4대 패션쇼의 글로벌 브랜드 룩북 전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보더리스와 젠더리스, 리조트, 편한 등의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압축한 약 800페이지의 컨셉북을 브랜드에 제공했다. 브랜드는 이러한 컨셉북을 통해 25SS 컨셉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디자인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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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SS 프리뷰 현장에 진열된 브랜드 신제품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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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무신사가 체계적으로 제시한 트렌드는 브랜드의 매출과 디자인에 대한 혁신도 도왔다. 브랜드는 이처럼 소비자가 남긴 코멘트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을 실험해보고 적중률 높은 생산 계획도 수립할 수 있다. 브랜드들이 프리뷰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느낀 부분이 평소 추구하던 것과 다른 형태의 디자인을 전시해놓은 브랜드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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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에는 기존에 네이키드니스 브랜드가 판매하는 제품. 프리뷰 현장에서는 기존 디자인에서 벗어난 그물백을 선보였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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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네이키드니스라는 의류·잡화 브랜드의 경우 평소 무채색 위주의 캐주얼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나 현장에서는 바캉스 느낌을 가득 담은 그물망 가방을 공개했다. 소비자가 해당 상품에 대해 좋은 피드백을 남겨주면 네이키드니스는 실패의 위험이 줄어 발매까지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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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SS 무신사 프리뷰 현장에 브랜드의 신제품들이 진열돼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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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프리뷰를 통해 중소 브랜드가 우려하는 재고 고민도 줄여줬다. 소수 브랜드는 생산 자체가 부담인데 현장에서 방문객에서 디자인에 대한 좋지 않은 피드백을 받을 경우 애초에 출시를 안하거나, 피드백대로 개선해 출시할 수 있다. 허튼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디자인 요소만 반영할 수 있는 것이다.

기자는 꽤나 패.알.못(패션에 대해 알지 못한다)이다. 제품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프리뷰 현장에서 느낀 점은 무신사가 해외·중소 브랜드·소비자와 상생하고자 하는 노력이 K-패션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자리잡게 된 발판이자 핵심 전략이라고 느껴졌다. 무신사는 시즌 프리뷰를 정례화 한다고 밝혔다. 내년 2월쯤 열리는 '2026 FW'에 담길 무신사의 상생 방안에도 기대감이 높아진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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