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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국힘도 부글부글…윤 정부, 의료공백에 낙관론·남 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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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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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느끼는 불안에 너무 둔감하다. 맞는 말이라도 가려서 해야 할 판에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장탄식과 함께 쏟아낸 말이다.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정 갈등 논란을 의식해 말을 아끼지만, 중도층 여론에 민감한 비영남권 의원들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응급실 의료 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안이 커지는데, 대통령실과 정부는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론을 펴거나 경솔한 남 탓으로 대중의 분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만은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했다”는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의 말에 이어 4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중증·경증 환자 구별법’ 발언이 나오자 임계점을 넘어선 분위기다.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온 박 차관은 ‘환자가 경증, 중증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진행자 말에 “본인이 전화해서 (병원을) 알아볼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사실 경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중증은 거의 의식불명이거나 본인 스스로 뭘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는 경우”라고 했다.



영남권의 한 초선의원은 “국민의 생명권이 달린 문제는 과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맞다. 설령 정부 말이 백번 맞다 쳐도, 이걸 어떻게 전달하는지도 중요하다”며 답답해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 쪽 인사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국정에 무한, 최종 책임을 졌다는 분들의 입에서 며칠 사이에 쏟아져나온 말들이다. 왜들 이러시냐. 정말 너무 막가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의료계와 소통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파를 막론하고 커지고 있다. 한 친한동훈계 의원은 “지금은 의료계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사 출신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실 참모진에 의한 ‘정보 왜곡’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된 보고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응급실을 방문해서 반나절 정도 계시면서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주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공개 제안하며 윤 대통령과 대립했던 한동훈 대표는 안팎에서 쏟아진 당정 갈등 우려에 몸을 다소 사리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쪽 관계자를 비공개로 만난 데 이어, 2일엔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의 응급실 방문은 출입기자들에게 사후에 공지됐다.



손현수 신민정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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