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장 선출대회에서 단독 후보로 나섰던 김종혁 최고위원이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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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동훈계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일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보고한 당사자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의정갈등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부의 의료개혁방침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정부 고위 책임자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의사들을 설득하고 정부의 신뢰도를 높이기는커녕 입장을 바꾸고 말실수를 연발하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세우다 상황을 악화시켜온 게 사실”이라며 “해마다 의사를 2000명씩 증원하자는 건 바꿀 수 없다더니 반발이 격렬해지자 2025년에는 1500명만 늘리기로 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2026년부터는 다시 2000명씩 증원한다더니 이것도 협상이 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며 “이쯤 되면 애초에 왜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해 혼란을 자초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무책임한 발언이 난무한 것도 뼈아픈 실책”이라며 “의식불명이나 마비 상태가 아니고 고열, 복통, 출혈 정도는 경증이니까 응급실에 가지 말라는 주장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냐”고 말했다. 그는 “그게 큰 병의 전조증상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며 “의사증원은 정부정책이니 의사들과 합의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 의사단체가 협조하겠냐”고 했다.

그는 “해마다 2000명식 의사를 늘리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신뢰를 상실해버렸다”며 “대통령에게 모든 게 괜찮을 거라고 보고한 데에 대해 국민을 이토록 불안하게 만든 데에 대해 정책을 수시로 바꿔서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데에 대해 막말과 실언으로 국민을 실망시킨 일에 대해 그밖에 있었던 수많은 일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당사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중진인 나경원 의원도 의료개혁 주무 장관의 사퇴 필요성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순간순간 잘못된 발언 등으로 갈등을 증폭시켰다”며 “책임 부처의 장들은 물러나야 한다. 이미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신뢰 관계가 깨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새 판을 짜줘야 한다”며 “새로운 협상 판으로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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