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 쇼핑몰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유통 업계는 추석 연휴 이후 확대된 소비 심리를 노리고 할인전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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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집에서 명절 지내고 집에 오자마자 편집숍 앱으로 30만원 어치 옷을 샀어요. 스트레스에 지친 나를 위한 선물이에요.”
추석 연휴 때 대전과 충남 논산시에 있는 친척 집을 방문했다가 지난 18일 서울로 돌아온 직장인 이모(25)씨가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취업했으니 이제 결혼은 언제 할 거냐’고 채근하는 친척들 잔소리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아빠랑 말싸움까지 했다”며 “명절 상여금으로 쇼핑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다.
1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마트 등은 연휴가 끝난 이후 할인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추석 때 받은 용돈·상여금을 사용하려는 소비자나, 명절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려는 ‘보상 소비’ 심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아울렛 업계는 패션 품목, 마트·편의점 등은 먹거리를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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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패션 대목 노린다
백화점 업계는 가을 패션 쇼핑에 나선 고객을 노린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2일까지 모바일 앱에서 패션·푸드마켓·식당가·건강·생활 부문 ‘한가위 쿠폰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달 27일부턴 가을 정기세일, 다음 달 1일부턴 화장품 브랜드 기획전 등 할인 행사를 줄줄이 이어간다.
현대백화점은 29일까지 ‘도심 속 나들이’를 주제로 패션 부문 할인 행사에 나선다. 판교점은 10여 개 패션 브랜드 상품을 30~50% 할인해 판매하고, 미아점은 경량 패딩 등 아우터를 할인 판매한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시민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백화점과 아울렛 업계는 가을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전에 나서고 있다.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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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22일까지 패션 상품을 사면 구매 금액의 최대 10% 상당하는 롯데상품권을 증정하고, 29일까지 앱에서 5~10만원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또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은 다음 달 23일까지 아웃도어 브랜드 상품을 최대 70~80% 할인하는 ‘아웃도어 수퍼위크’ 행사를 진행한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절 전엔 선물용 과일 판매가 늘고, 명절이 지나고 나면 패션 품목 판매가 느는 편”이라며 “업계에서도 각 시즌에 맞춰 행사를 준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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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는 인기 먹거리 할인전
대형 마트는 더위가 한풀 꺾인 추석 이후 가을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가을 신선식품 할인전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30일까지 150여 개 신선·가공식품을 할인 판매하는 ‘스노우 플랜 가을 페스타’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 중 캐나다산 삼겹살과 목살을 100g당 990원에 판매하고, 노르웨이 연어를 시세보다 30% 저렴하게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25일까지 가을 인기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가을의 맛 AI로 맛나다’ 행사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우·호박 고구마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철 식품을 할인 품목으로 선정했다.
차준홍 기자 |
이커머스와 편의점 업계도 할인 행사를 선보인다. 쿠팡은 22일까지 가공식품·생활용품 등 1만여종을 최대 50% 할인하는 ‘와우 할인 데이’를 진행한다. G마켓과 옥션은 29일까지 ‘리프레쉬 세일’을 통해 제철 식품과 생활용품을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24는 30일까지 봉지 과자·봉지라면 전 상품을 할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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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된 소비 심리 계속 이어간다
업계의 할인 행사는 연휴 이후 확대된 소비 심리를 연말까지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이종완 이마트24 영업마케팅팀장은 “용돈·상여금으로 연휴 직후 소비가 늘어나는데, 이번엔 개학한지 얼마 안 된 학기초 시점까지 겹쳤다”며 “점포 매출을 높이기 위해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국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한다”며 “이번 업계의 할인 행사도 연휴 때 확대된 소비 심리를 연말까지 끌고 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는 일시적으로 소득이 늘어난 데다 ‘고생한 나를 위해 소비한다’는 보상 심리에 힘입어 소비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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