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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창간 42주년 기획] 국내 전문가 절반 이상 “NLP·NLU 인공지능 우선 육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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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국내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이 우선 육성해야 할 분야로 '자연어 이해(NLU)' 및 인식처리(NLP 기술'을 1순위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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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이 우선 육성해야 할 분야로 '자연어 이해(NLU)' 및 인식처리(NLP 기술)'를 1순위로 꼽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분야지만 시장 성장속도가 워낙 빨라 도전할 수 밖에 없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또한 해당 기술의 경우 제도를 포함, 국가적 특성이 영향을 크게 미치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는 선정 이유도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드라마, 음악 등 한국어 특화된 자연어 처리기술이 저변 확대에 좋은 영향을 보일 수 있다는 측면도 부각됐다.

전자신문이 국내 AI 전문가 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중 과반이 넘는 39명(53.4%)이 AI 세부분야 중 NLP와 NLU를 우선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설문에 참여한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 대표는 “결국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성AI 기술과 실제 이용자들과 접점을 지속적으로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생성 AI 기술이 유저에게 가장 친근하고 빈번하게 다가가는 관점에서 자연어 이해 및 인식 처리 기술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채기병 한국주니퍼네트웍스 지사장도 의견을 같이 했다. 채 지사장은 “한국이 일반적인 AI 생태계에서 현재 앞서 나가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특성에 맞는 AI를 개발하고 장려해, 적어도 한국 내에서는 글로벌 AI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자연어에 맞춘 LLM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AI가 인간의 언어를 표현할 때는 자연어생성(NLG), 자연어처리(NLP), 자연어이해(NLU) 3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이 중 NLP는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총칭한다.

NLP 중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최근 챗GPT를 비롯한 거대언어모델(LLM) 생성형 AI가 산업 현장에 적용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고객 서비스, 교육 분야에서 챗봇 기술이 고객 상담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기계 번역 기술에도 NLP가 사용된다. 회의나 인터뷰 녹취록, 뉴스 기사 등 긴 텍스트를 짧게 요약해 정보 습득 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NLU는 자연어처리(NLP)의 하위 개념에 해당한다. 문장의 문법적 구조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 의도, 맥락까지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챗봇과의 대화가 더욱 더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국내 기업들은 NLP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NLP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대회로 평가받는 'EMNLP(Empirical Methods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 2023'에서 쏘카 인공지능 팀이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쏘카 팀은 '소규모 언어 데이터를 이용한 다국어 음성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 성과를 공유했는데, 이는 인간의 음성을 이용한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에 적용 가능하다. 이 연구는 거대모델에서 필요한 파라미터만 추출해 새로운 언어나 도메인에서 성능을 보장하는 기술을 고도화한 사례다.

오순영 과실연(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AI미래포럼 공동 의장은 “소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AI 기술을 독점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언어, 문화, 정서를 가지는 AI 모델을 가지는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AI 기술 자체가 인프라 환경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국가 경쟁력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점을 보인 의견도 있었다. 동국대 데이터과학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손영두 동국대 교수는 “언어 모형의 경우 한국어 사용이라는 태생적인 문제로 인하여 후방 산업의 어려움으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영두 교수는 △인공지능 신뢰성 기술 △그래프 분석 기반 진단 및 예측기술 △딥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처리기술 등을 최우선 육성 분야로 꼽았다.

손 교수는 “자연어처리와 AI비전의 경우 성공적인 학습을 위하여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그를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이 필수적며, 이보다는 조금 더 이론적이고 기반이 될 수 있는 부분에서 원천기술을 가지는 것이 세계적인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길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실제로 AI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딥러닝 모델 알고리즘 및 성능 최적화' 기술을 우선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73명중 30명(중복응답 포함, 41.1%) 응답자가 이를 선택해 NLP 기술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하게 평가됐다.

이밖에 이미 선진국들이 포진돼 있는 레드오션 대신 블루오션 AI 시장에 집중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는 '인공지능 신뢰성 기술'을 최우선 육성 분야로 꼽으며 “AI 기술은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세이고 단기간에 격차를 줄이기는 어렵다”며 “이에 사용 고려 시 필수적인 신뢰성(보안)을 우선 강화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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