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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화)

'반도체 한파'에 서늘한 삼성전자...조직개편·신사업 집중해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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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현 기자]

삼성전자가 내달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혹한기로 인해 한파와 몰리며 실적 하락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조직개편과 신사업에 집중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강구하며 적극적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서도 있다.

반도체 '훈풍' 줄어드는 3분기

24일 증권가에서는 내달 초 발표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81조8238억원, 영업이익은 11조6418억원으로 예측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1%, 영업이익은 37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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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사진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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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도체 부분의 일회성 비용 증가와 비메모리 적자 지속, D랩 출하량 전망치 소폭 하락 등이 우려사항으로 자리잡으면서 예상치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을 81조8000억원, 영업이익을 10조원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6조5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대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예상 영업이익을 10조4000억원으로 낮춰 추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 예측치였던 14조원보다 약 3조 가량 줄어든 수치다. DS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도 8조4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익이 당초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초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쟁 열위 극복이 늦어지는 부분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라며 "HBM3E에서의 성과 확인도 결국 4분기까지 지연되면서 사실상 가격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시장 형성 초기 구간을 향유하지 못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의 HBM3E 8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DS부문, 내부적으로 '영차영차'

삼성전자는 노조 리스크와 HBM 경쟁력 약화 등으로 위축된 반도체를 살리고자 내부적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에 취임한 전영현 DS 부문장을 중심으로 내부 쇄신을 통해 상황을 극복하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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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사업 50주년을 맞아 '반도체인의 신조'를 개편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오는 25일까지 'DS인의 일하는 방식'에 들어갈 새로운 의견을 공모하고 나섰다.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조직 쇄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인의 신조는 지난 1983년 삼성전자가 한국 반도체를 인수하며 마련한 업무 지향점이다. 신조에는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큰 목표를 가져라 일에 착수하면 물고 늘어져라 지나칠 정도로 겸손을 다하라 등이 10개 신조가 담겨있다.

전영현 부문장은 앞서 지난달에는 새로운 조직문화인 '코어(C.O.R.E)'를 조성해 반도체 부문의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을 당부하고 나서기도 했다. 전영현 부문장은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 "리더간, 부서간 소통을 강화해 소통의 벽을 제거해야 한다"며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서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영현 부문장은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에도 힘을 쓰며 반도체 부문의 반등을 도모했다.

'신사업'으로 힘 보탠다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다른 부문 경영진도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신사업을 통해 한층 더 진화한 삼성전자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한종희 부문장은 DX부문 출범 3주년을 앞두고 진행된 DX커넥트 현장에서 "그동안 '원 삼성'의 기틀을 다지고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우리의 다음 목표는 강한 성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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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 사진=테크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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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삼성은 지난 2021년 한종희 부문장이 DX부문장으로 취임할 당시 내세운 키워드다. 고객의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탐구하기 위해 사업부와 제품 간 벽을 허물겠다는 의도다. 이제는 원삼성을 넘어 신사업을 확장해 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일환으로 의료기기와 기술을 합친 메드테크 로봇 전장 친환경 공조 솔루션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임원진들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졌다. 9월 기준 삼성전자의 임원진 10명이 26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섰다. 지난 5일 한종희 DX부문장은 자사주 7억3900만원 규모인 1만주를 사들였다. 이어 9일에는 노태문 MX부문장이 자사주 5000주, 금액으로는 3억4750만원 규모를 매입했다. 박학규 경영지원 실장은 주당 6만6850원에 자사주 6000주를, AI TV 분야를 이끌고 있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주당 6만4600원의 자사주를 3000주를 매입했다.

이러한 임원진의 연이은 자사주 매입 양상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D램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DS부문 이익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가는 이미 메모리 다운 사이클 진입을 반영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러한 주가 하락에서 벗어나고자 최근 임원진들은 자사주를 연이어 사들여 쇄신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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