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상태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올해 잔디 관리에 약 2억 5000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축구 경기와 콘서트로 올해 벌어들인 돈(82억원)의 3%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오늘(25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올해 1~8월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및 주차 요금 등으로 총 82억 550만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국가대표 A매치 경기에서 9억 9426만원, FC서울 경기 11억 3832만원, 콘서트 등 문화행사 24억 3447만원, 일반 행사 36억 8446만원의 수익이 난 겁니다.

특히 주요 문화행사 중 임영웅 콘서트에서 14억 3899만원, 세븐틴앵콜 콘서트에서 9억 7758만원의 수익이 났습니다.

최근 진행된 아이유 콘서트는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아 이를 더하면 월드컵경기장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반면 공단이 올해 8월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2억 5327만원이었습니다.

새로 심을 잔디에 1억 5346만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원, 농약 및 비료 5140만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씨딩기 구매 1962만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원을 쓴 겁니다.

축구 경기와 각종 행사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잔디 관리에 투자하는 비용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논란은 지난 5일 치러진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경기에서 불거졌습니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이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잔디 상태를 지적한 겁니다.

또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15일 치러지는 이라크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했습니다. 경기장 상태를 점검한 결과 잔디를 보수하더라도 생육 상황 등을 고려하면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부 축구 팬들과 가수 팬들은 잔디 훼손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서울시는 내년부터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를 조건으로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