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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의료계, 블랙리스트 피의자를 열사로 둔갑” 응급의학 교수 실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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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2일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왼쪽)가 낙뢰를 맞고 쓰러졌다 회복해 퇴원한 김관행씨와 인사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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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낙뢰를 맞고 의식을 잃은 20대 교사를 살려내 화제가 된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의료계의 ‘블랙리스트’ 작성과 그에 대한 두둔을 두고 작심 비판했다.



조용수 교수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계 블랙리스트가 뉴스를 탔고 최근 피의자들이 구속에 이르렀다”며 “의협이 즉각 반발했고, 의대교수 비대위를 비롯한 각종 의사 단체가 ‘표현의 자유와 저항권’을 운운하며 피의자를 두둔하고 나섰다. 의사들 내부에선 열사들을 돕겠다며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 피의자를 열사로 둔갑시키는데 다들 일조하는 모습에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며 “블랙리스트가 범죄행위이고, 그것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나쁜 짓인지를 굳이 설명해야 할까? 그걸 알지 못한다면 의사의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계의 선배들에게 실망을 표시했다. 그는 “잘못을 잘못이라고 지적해주는 이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 범죄행위까지 오냐오냐 해주는 게 선배와 스승의 역할이냐?”고 되물었다. 또 “의사들의 윤리의식이 일반인들보다 높길 바라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낮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를 향해서는 “영리하게 싸울 때”라며 “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승리다. 그게 투쟁의 본질”이라고 했다.



한편 조용수 교수는 지난달 5일 낙뢰를 맞고 쓰러져 심장이 40분간 멈춘 상태로 전남대병원 응급센터로 전원 된 광주의 한 고교 교사를 살려내기도 했다. 환자는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로 집중 치료를 받았고, 입원 열흘 만에 자발 호흡이 가능해질 만큼 회복했다. 이후 28일 만인 지난 2일 일부 후유증은 남았지만 건강한 상태로 퇴원할 수 있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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