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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뉴욕시장, 불법 정치자금 1억3000만원 수수…문자 삭제 등 증거인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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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남부지검 57페이지 공소장에서 밝혀

애덤스 시장 “바이든 비판하자 표적 수사”

검찰, 뉴욕시장 공관 압수수색…수사 확대

약 820만명이 사는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를 이끄는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민주당)이 26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뇌물 수수, 사기, 불법 해외 선거 기부금 모집 등 총 5개의 혐의를 받는다. 이날 애덤스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무죄를 주장하며 정치권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날 뉴욕시장 공관을 압수수색 하면서 그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미안 윌리엄스 미국 뉴욕 남부지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덤스 시장은 브루클린 구청장이었던 2014년부터 부터 튀르키예 측으로부터 부적절한 혜택을 받았다”면서 “그는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가 넘는 돈을 수수하고 튀르키예를 돕기 위해 자신의 권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애덤스 시장은 2014년부터 외국인과 최소 한 명의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로부터 무료 또는 할인된 항공권과 무료 식사, 호화 호텔 숙소 등을 제공받았다. 2021년 뉴욕시장에 출마했을 때는 미국에 있는 명목상 기부자를 통해 튀르키예 쪽 정치 자금을 몰래 받기도 했다. 애덤스 시장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대가로 그 해 튀르키예 정부가 맨해튼 유엔본부 앞에 건립 중이던 ‘튀르키예 하우스’의 임시 사용허가를 내주도록 소방당국 관계자에게 압력을 가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당시 애덤스 시장은 당선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어서 소방당국 관계자는 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검찰은 57페이지짜리 공소장에서 “애덤스 시장은 만약 그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그가 시장이 된 뒤) 직장을 잃게 할 수 있다고 소방 관계자를 협박했다”고 전했다. 또 애덤스 시장이 자신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도 벌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수사가 바이든 정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밀려드는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자 이에 대한 응징의 성격으로 정부 차원에서 표적 수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애덤스 시장은 “뉴욕시민을 위해 일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표적이 될 것이라는 점을 항상 알고 있었고 실제로 표적이 됐다”면서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선거운동 규칙과 법규를 준수했다는 사실을 알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애덤스 시장은 여러 차례 레드 라인을 넘었다”며 유죄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검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이른 아침 검찰은 뉴욕시장 공관을 압수수색하고 시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윌리엄스 검사장은 “이번 수사는 진행 중”이라고 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검찰이 지난 7월 애덤스 시장과 선거캠프에 한국 등 5개국과 연락한 내용 등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한 바 있다. 애덤스 시장은 뉴욕 경찰서장 출신으로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청렴성을 주장하며 2021년 시장에 당선됐다.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정치권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뉴욕)은 “애덤스 시장이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임기는 2026년 1월까지다. 애덤스 시장이 사퇴할 경우 주마니 윌리엄스 뉴욕시 공익옹호관이 직무대행을 맡게 되며, 90일 이내에 보궐선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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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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