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퇴근한 직장인들이 서울 종로구의 커피숍 밀집 지역을 지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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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대학동 주점 휘가로의 김태수(62)씨는 정부의 국군의 날(10월 1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불만이 많다. 그는 “사람들은 휴일이 길어지면 밖으로 나가지 절대 집 주변에서 소비하지 않는다. 자영업자만 죽어나는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재팀이 지난 두 달간 만난 51명의 자영업자는 정부에 할 말이 많았다. 최저임금이나 수수료 상한제 같은 거대 담론형 주장에서부터 야간 돌봄 확대, 주차시설 설치 등 생활 밀착형 요구까지 스펙트럼이 넓었다.
신재민 기자 |
카페딜 홍영진(54·여)씨
“카페는 한 골목상권 안에도 수십 개가 있어요. 서로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죠. 편의점처럼 거리제한 규제를 두고 지나친 난립을 막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카페녹다 서세종(42)씨
“간단히 준비해서 함부로 창업하는 환경을 고칠 필요도 있어요. 프랜차이즈의 유혹에 넘어가 쉽게 창업하고 돈만 날리는 분들이 많거든요. 정부 입장에서도 망하는 자영업자가 줄어야 좋은 거잖아요.”
탑빌리어드클럽 최정은(57·여)씨
“사람 쓰는 것도 고민이에요. 최저임금이 1만원 이상으로 올랐지만, 자영업자 소득은 그대로이거나 악화했어요. 주기 싫은 게 아니라 그렇게 줄 수가 없어요. 자영업자에게 떠넘기지 말고, 차라리 국회의원 수를 줄여서 그 돈으로 지원해 주면 좋겠어요.”
토마토김밥 대학동점 김은희(59·여)씨
“일률적인 최저임금 인상도 문제죠. 식당, 카페, 택배 상하차 업무의 노동 강도가 같지 않잖아요. 업종별로 다르게 최저임금이 정해져야 해요.”
휘가로 김태수(62)씨
“젊은 자영업자들을 보고 있자니 야간 돌봄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해요. 저희 같은 사람들은 밤낮이 바뀐 채로 살잖아요. 야간 돌봄 서비스가 확대되면 출산율 제고에도 도움될 겁니다.”
서울 등촌동 편의점주 홍현정(가명·49·여)씨
“임대차계약이 곧 만료돼요. 본사와의 가맹계약은 아직 한참 남았는데 주인이 ‘내 가게를 할 테니까 나가라’고 하면 방법이 없어요. 주인이 또 뭐라고 할까, 하루하루가 긴장되고 피가 말라요.”
서울 대학동 돈가스집 이시형(가명·35)씨
“임대료를 내려주는 임대인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더 내주면 좋겠어요.”
서울 대학동 국밥집 주상배(가명·72)씨
“나라에서 재산세를 매길 때도 구간별로 세율을 다르게 정하잖아요. 지역별로 일종의 표준 임대료를 정해서 그걸 기준으로 임대료를 받도록 하고, 그 범위를 넘어서면 세금을 더 거두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황해도빈대떡 전정숙(77·여)씨
“일단 사람이 다녀야죠. 여기 상권(녹두거리)을 살려주는 데 구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겠어요.”
서울 대학동 피자집 황성철(가명·60)씨
“인도는 넓어졌는데 공영주차장은 마련되지 않아서 주차 문제로 손님들이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주차장이 있어야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도 받죠.”
몽닭발 조현식(가명·44)씨
“법으로 대부업체의 최고 이자율을 낮춘 것처럼 배달앱도 수수료 상한제를 시행해야 해요.”
◆특별취재팀=박진석·조현숙·하준호·전민구 기자, 사진 김현동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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