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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생후 첫 3개월은 모유를 먹여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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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모유를 먹이면 아기의 장내 미생물 군집 구성이 건강해져 천식 발생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hildstudy.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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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산모에게 모유 수유를 권장하는 이유는 엄마와 아기가 이를 통해 받은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모유에는 발육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와 면역 물질을 함유돼 있고 소화도 용이하다. 모유 수유는 산모가 몸을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일을 도와준다. 모유 수유를 통한 엄마와 아기의 정서적 유대감,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다.



모유 수유의 이점을 확인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추가됐다.



미국 뉴욕대 랑곤헬스와 캐나다 매니토바대 공동연구진은 모유를 먹이면 아기의 장내 미생물 군집 구성이 건강해져 천식 발생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특히 생후 첫 3개월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아기의 소화기관과 호흡기 상부인 비강의 미생물 군집이 제대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임신부와 어린이 222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모유를 먹은 아기들은 생후 첫해에 쌕쌕거리는 증상이 적고 3살까지 천식 발병 확률이 낮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모유 수유 기간이 길수록 소아 천식 위험이 감소한다는 걸 확인한 연구도 있다. 하지만 모유와 천식 위험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에 대해선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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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를 먹느냐, 분유를 먹느냐에 따라 아기의 장내 미생물 군집이 달라진다. 뉴욕대 랑곤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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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순서로 번식하도록 해야





연구진은 그 관계의 비밀을 캐기 위해 모유의 성분과 아기들의 생후 1년간 비강 미생물 군집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건 모유 성분 중 모유 올리고당(HMO)이었다. 이 영양 성분은 특정 미생물이 있어야 분해된다. 3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하면 이런 종류의 당을 소화할 수 있는 미생물, 즉 비피도박테리움과 박테로이데스가 경쟁 우위를 가진다. 반면 3개월 전에 젖을 떼면 분유 소화에 유능한 다른 미생물이 우선적으로 군집을 형성한다. 연구진은 분유를 먹인 아기에게서 발견된 미생물 군집이 천식 위험을 높인다는 걸 알아냈다.



연구진의 일원인 뉴욕대 리아트 셴하브 교수(계산생물학)는 “심장 박동기가 심장 리듬을 조절하듯 모유는 아기의 장과 비강에서 미생물 군집이 발달하는 속도와 순서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며 “건강한 미생물 군집이란 단순히 적절한 미생물이 있다는 걸 넘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순서로 미생물이 번식하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젖을 일찍 뗀 아기의 장에서 루미노코커스 그나부스(Ruminococcus gnavus)라는 박테리아가 훨씬 빨리 나타났다는 점을 들었다. 이 박테리아는 천식 위험 증가를 포함한 면역체계와 관련이 있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의 생성과 분해에 관여하는 미생물이다.



연구진은 미생물과 우유 성분 데이터를 이용해 천식 위험을 예측하는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해 훈련한 결과, 엄마의 흡연이나 항생제 복용, 천식 병력 등의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모유 수유 기간이 천식 관련 미생물 군집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모유 수유가 아기의 미생물 군집 형성과 호흡기 건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DOI: 10.1016/j.cell.2024.07.022



Microbial colonization programs are structured by breastfeeding and guide healthy respiratory development.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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