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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아베는 국가 도적” 발언했던 무라카미… 日 총무상에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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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당 직책 정지당하기도… 舊 아베파 의원 반발 거셀 듯

조선일보

자민당 무라카미 의원.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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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새 내각의 총무상에 과거 ‘아베는 국적(國賊)’이라고 발언한 무라카미 세이치로(72) 중의원을 임명했다. 국적은 국가에 해를 끼치는 도적이란 의미다. 노골적인 반(反)아베 성향 인사를 요직에 기용한 것을 두고 자민당의 구(舊) 아베파 국회의원 사이에선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무라카미 신임 총무상은 1일 자신이 과거 아베 신조 전(前) 총리를 국적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발언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정론(正論·정당하고 이치에 합당한 의견)을 낼 것”이라고 했다. 무라카미 총무상은 또 “최근의 주가 급등락이나 급격한 엔저는 아베노믹스(아베의 경제정책)의 잘못된 유산”이라고 했다. 일본의 총무성은 NHK 같은 방송사 규제를 담당하는 부처다. 무라카미 총무상은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이시바의 입후보 추천인이었다.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때 행정개혁 담당상에 입각했고, 이번에 20년 만에 요직인 총무상 자리에 오른 것이다.

무라카미 총무상은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2개월 후인 지난 2022년 9월에 아베 정권 운영을 놓고 “재정, 금융, 외교를 너덜너덜하게 만들고 관료 기관까지 파괴했다. 국적이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國葬)에도 불참했다. 100명 가까운 의원이 소속된 자민당 최대 파벌이었던 아베파는 이에 2022년 10월 무라카미 총무상에게 ‘1년 간 당 직책 정지’ 처분을 결정한 바 있다. 무라카미는 이후 “잘 기억은 나지 않으나 부주의한 발언에 대해 사죄하고 (발언을) 철회한다”고 했다.

일본 뉴스 통신사인 교도통신은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의원들 사이에서는 무라카미 총무상 입각을 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발이 나온다”고 했다. 구(舊) 아베파가 집단 반발 행동까지 나설지는 그러나 미지수다. 27일 총선거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총재가 공천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시바 총리는 또한 1일 내각 각료 20명을 발표하면서 과거 아베파 소속이었던 의원은 한 명도 기용하지 않았다. 이시바 정권이 반(反) 아베 성향임을 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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