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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마크롱, 이스라엘에 무기 제공 중단 촉구…서방 지도자론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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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어권 국가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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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무기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는 서방 지도자의 주장이 처음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사용하는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중단하자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방송 엥테르와 회견에서 중동 분쟁과 관련해 “현재 우선 사항은 우리가 정치적 해결로 돌아가는 것이고, 우리가 가자에서 싸우기 위한 무기 제공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는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해 기준 이스라엘에 3천만유로(약 440억원) 상당의 군 장비를 수출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 전쟁이 레바논 등 중동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서방 지도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이다. 마크롱의 대이스라엘 무기 중단 촉구는 이스라엘이 프랑스의 전통적 세력권인 레바논까지 융단 폭격하며 전쟁을 확대하자 나왔다. 마크롱은 이 회견에서 레바논에서 전쟁 격화를 피하는 것이 “우선 사항”이라며 “레바논은 새로운 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어권 국가 회의에서도 이스라엘의 레바논으로 전쟁을 확대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이 아닌) 또다른 선택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 땅에서 지상작전에 특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캐나다 등 88개국이 회원국인 국제프랑스어권기구(OIF)는 레바논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을 즉각 비난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이스라엘은 이란이 주도하는 야만주의 세력과 싸우고 있어서, 모든 문명 국가들은 이스라엘 쪽에 굳건히 서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 및 다른 서방 지도자들은 지금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를 촉구하고 있다”며 “그들은 부끄러워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프랑스 대통령궁도 즉각 반박했다. 엘리제궁은 이날 늦게 성명을 내고 프랑스는 “이스라엘의 항상적 친구”라면서 네타냐후의 반응은 “과도하고, 프랑스와 이스라엘의 우호에서 유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촉구를 일축하며 전쟁을 확대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공 중단 주장은 커져왔다.



영국은 지난 9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허가를 일부 중지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은 지난 9월2일 하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이 국제 인도주의 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위반을 촉진하는 데 사용될 위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은 자국 기업에 내준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허가 350건 가운데 30건을 취소했다. 군용 및 헬기, 드론 부품 등이 포함됐다.



가자 전쟁 이후 이스라엘에 대해 무기 판매를 일부 중단한 서방 국가는 영국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래미 장관은 이 조처가 “무기 수출 전면 금지나 무기 금수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영국은 국제법에 따라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계속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올해 봄 이스라엘에 대형 폭탄 제공을 일부 보류했으나 곧 재개했다. 지난 5월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이스라엘에 대한 “고중량 폭탄의 1회분 선적”을 보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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