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원 유세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는 10일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 유세에서 흑인 남성들을 콕 집어 “여러분을 비난한 전력이 있는 사람(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 남성의 힘의 표시라 생각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피츠버그 유세장에서 연단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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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여러분은 온갖 이유와 변명을 내놓고 있지만 그건 문제가 있다”며 “여성을 비하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도 했다. 트럼프가 과거 흑인 비하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을 빚은 가운데, 해리스에 대한 흑인 남성들의 지지와 투표를 당부한 것이다. 오바마는 X(옛 트위터)에서도 “그냥 소파에 앉아만 있지 말고 해리스에게 투표하라”고 했다.

해리스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남성의 지지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오바마가 이들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가 “가장 극명하고 직접적인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흑인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에 대한 흑인 남성들의 복잡하고 불편한 심경을 정면으로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앞서 오바마는 이날 유세 참석 전 한 캠페인 사무실에 예고 없이 들러 “진실을 말하고 싶다”며 미지근한 흑인 유권자 민심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은 2008년 흑인 유권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 첫 흑인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데 “내가 출마했을 때와 같은 에너지, 투표율이 동네 곳곳에서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바마가 찾은 피츠버그는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이번 대선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둘째로 큰 도시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이곳에서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해리스가 승리할 가능성은 커진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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