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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포위훈련 13시간 만에 끝낸 중국…“미국 덜 자극하려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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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4일 대만 지룽 항구에 대만 군함이 정박해 있다. 지룽/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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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롄허리젠(연합리검)-2024B 연습이 원만하게 완성됐다.”



14일 오후 6시(현지시각),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 대만을 포위한 중국군의 군사훈련이 종료됐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이날 오전 5시 해당 훈련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지 13시간 만이었다.



이날 예고 없이 훈련 시작을 알린 중국군은 이전에 이뤄진 대만 포위 군사훈련 때보다 훨씬 빠르게 훈련을 마쳤다.



2020년 이후 중국군의 대만 포위 대규모 군사훈련은 이번 훈련을 포함해 총 4차례 진행됐다. 대만과 미국의 핵심 지도자가 상호 방문하거나 대만 지도자가 중요 연설에서 ‘신양국론’ 등 중국과 대만의 분리를 주장할 때였다.



4차례 진행된 훈련의 일정은 각각 나흘, 사흘, 이틀, 하루로 계속 짧아졌다.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 중국군은 그달 4일부터 7일까지 나흘에 걸쳐 총 72시간 동안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 인사의 대만 방문에, 중국은 항공모함을 동원하고 처음으로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미사일을 쏘는 등 강력하게 대응했다. 지난해 4월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 때는 8일부터 10일까지 총 사흘 동안 군사훈련을 벌였다. 항공모함이 참여하지 않는 등 훈련 강도도 2022년 때보다 약해졌다.



지난 5월 대만의 새 지도자가 된 라이칭더 총통의 취임 연설 때 중국군은 23~24일 이틀 동안 군사훈련을 했다. 그리고 5개월 만인 국경절 라이 총통의 연설을 계기로 진행한 군사훈련은 하루 만인 13시간 만에 종료를 알렸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이 계속 짧아지는 것은 훈련의 군사적 완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대만 포위훈련에 익숙해지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리시 중국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전날 오후 훈련 종료를 알리면서 “전구 부대의 일체화 연합 작전 능력을 전면 검증했다”고 밝혔다.



훈련 기간이 짧아졌지만 훈련의 실전성은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장영희 충남대 평화안보연구소 연구위원(정치학)은 “이번 훈련은 기간이 짧아졌지만 중국 해경이 참여해 대만 주변을 항해하는 선박을 통제했다는 측면에서 실전적 의미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외교적으로 중국이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싱가포르 안보분석가 콜린 코는 “미국 대선 기간 동안 상황을 과도하게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이번 훈련이 제한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그는 “중국의 현재 경제 상황상 양안 관계의 불확실성을 높여 긴장을 고조시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만 국민은 이번 중국군 훈련에 심각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날 대만 국민 중에 중국이 대만을 포위한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만 주식 시장 지표인 가권지수도 14일 0.32% 오른 22975.29로 마감했다. 가권지수는 15일에도 1%가량 상승하고 있다.



반면 중국 군수 기업 일부는 주가가 급등했다. 군사장비 소재 생산 기업인 베이팡창룽은 14일 주가가 29.5위안에서 35.59위안으로 20% 상승했고, 무기 생산 기업인 창청쥔궁도 하루 만에 10.05% 주가가 올랐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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