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 '감사한 의사'를 유포한 사직 전공의 정 모씨가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경찰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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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진의 명단을 작성해 온라인에 공개한 사직 전공의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훈)는 15일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 명단’을 공개한 정모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정씨는 의료계 집단 파업 당시 이에 동참하지 않고 수업에 들어가거나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은 의대생 및 의사들을 추려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 등으로 온라인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피해자 1100여명의 이름과 소속 병원과 진료 과목, 대학 등 개인정보를 텔레그램과 의사 커뮤니티 앱인 ‘메디스태프’ 등에 26회에 걸쳐 올렸다. ‘감사한 의사’는 집단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의료진을 조롱하는 표현이다.
당초 수사팀은 정씨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검토하다가 ‘온라인 스토킹’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신당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7월 개정된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상대방 등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배포 또는 게시하는 행위 역시 스토킹 범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내외부의 법리검토를 통해 정씨의 행위가 스토킹처벌법 위반(온라인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의료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된 첫 사례다. 법원은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를 들었다. 검찰 관계자는 “의사뿐만 아니라 의대생의 명단까지 공개하는 등 피해자가 너무 많을뿐더러 처벌을 피하기 위한 증거인멸 혐의가 다수 포착됐다”며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유사·모방범죄뿐만 아니라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대하여도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제가 작성한 글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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