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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국민연금공단, 무기·석탄·담배 ‘죄악주’에 6조원 넘는 금액 투자··· “사회적 책임 투자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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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민연금공단이 무기, 석탄 등 ‘죄악주’ 투자를 줄이고 사회적 책임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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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무기·석탄·담배 등 ‘죄악주’라고 불리는 산업에 6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해외 연기금들은 ‘죄악주’를 배제하는 투자원칙을 두고 있는데, 공단도 사회적 책임 투자를 강화하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기준 공단은 환경오염 분야 기업에 3조557억원, 석탄 분야 기업에 1조1513억원, 담배 분야 기업에 8126억원, 무기 분야 기업에 5937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무기 분야 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2021년 2891억원이던 것이 2배가량 증가했다.

공단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포스코홀딩스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5위권 안에 드는 기업이다. 공단은 총 2조3007억을 투자했다. 석탄 연료 사용 발전 업체인 한국전력에 1조1513억원, 담배생산 업체인 KT&G에는 8118억원을 투자했다. 집속탄 생산 업체인 LIG 넥스원 투자액은 4222억원이다.

공단이 사회적 책임 투자와 관련된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단은 2021년 5월 ‘탈석탄 운용 정책’을 선언하면서 석탄채굴·발전산업에 대한 투자제한 전략을 단계적으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군·기업군에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시행 방안 마련 중’ 상태에 머물러있다.

주요 해외 연기금의 투자 배제 기준을 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 투자관리청(NBIM)은 담배·석탄·무기 생산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고 있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은 집속탄·대인지뢰 등의 무기 생산 기업과 담배생산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생산업체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사업에 재투자할 예정이다.

전진숙 의원은 공단이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삼립에 대한 투자도 이어오는 것도 지적했다. 2020년 이후 공단은 SPC삼립에 200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유지해왔다. 2023년 기준 평가액은 260억원에 달한다. 공단 투자기간 동안 SPC삼립에서는 총572 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전 의원은 “연금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공공성 확보 또한 아주 중요한 가치”라며 “공단은 석탄·대량살상무기·담배 등에 대한 투자 제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산업재해 등을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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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기금 투자배제 분야 국민연금 국내주식 투자현황. 전진숙 의원실, 국민연금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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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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