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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iM증권, 주식 트레이딩 고연봉 계약직 내보내고 정규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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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만 8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위기에 봉착한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이 조직 안정화의 일환으로 내달부터 정규직 직원만으로 이뤄진 주식 트레이딩팀을 가동한다. 증권사는 주식 트레이더를 계약직으로 뽑아 성과 연동제로 보상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직 트레이더의 투자 성향이 공격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은행 출신인 성무용 iM증권 사장이 지금은 계약직 선수의 모험심보다 충성도 높은 정규직의 안정감이 조직에 더 필요한 시기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비즈

서울 여의도 iM증권 사옥 전경. / iM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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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현재 내부 정규직 가운데 서울 여의도 본사 소속으로 주식 트레이딩에 나설 직원을 선발하고 있다. 우선 3~4명 규모로 팀을 꾸려 11월부터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iM증권 고위 관계자는 “젊고 유능한 직원들이 개인 경력을 쌓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iM증권은 올해 7월 경영 쇄신 차원의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트레이딩총괄과 주식운용부를 아예 없애고, 계약직 트레이더들과 계약도 연장하지 않았다. 증권사는 기업금융(IB),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마찬가지로 주식 트레이딩도 시장에서 이른바 ‘선수’로 불리는 이들을 팀 단위로 계약해 쓰는 일이 잦다.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계약직 채용을 선호한다.

자기자본 1조3000억원 규모의 중소형 증권사인 iM증권도 하이투자증권 시절부터 고액 연봉과 인센티브를 받는 계약직 직원을 주식 트레이딩에 투입해 왔다. 계약직 트레이더는 공격적인 투자로 목돈을 벌 때가 많지만, 또 그만큼 잃을 때는 너무 큰돈을 한순간에 날린다. 올해 3월 취임한 성무용 사장은 주식 트레이딩 부문의 이런 패턴이 iM증권이 처한 현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 트레이딩에 정규직 직원을 투입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iM증권 관계자는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정규직이 회삿돈을 굴리면 지나친 위험 추구를 자제하고 분산 투자로 안정성을 추구할 것”이라며 “내부 직원에게 모든 돈을 맡기지 않고, 자금의 절반가량은 외부 자산운용사에 맡겨 투자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 중”이라고 했다.

또 성 사장은 전반적인 사업 재정비를 주문하면서 대출중개주선 업무에도 착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중개주선은 말 그대로 사업자와 은행 중간에서 대출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증권사가 부동산 PF로 뭉칫돈을 쉽게 벌 때는 등한시했던 사업이다.

그러나 성 사장은 “위기 상황인 만큼 작은 수익이라도 낼 수 있는 틈새가 보인다면 적극 진출해야 한다”며 7월 조직 개편과 함께 대출중개주선 전담 직원 2명을 채용하도록 했다. 이들 2명이 지난 3개월 동안 20억원 가까운 수수료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iM증권은 대출중개주선 직원 규모를 10여명까지 키울 계획이다.

iM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 기준 1조104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5%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81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이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총 1874억원의 PF 충당금을 쌓았다. 이달 4일에는 사내게시판에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발표’를 게재하기도 했다.

iM증권은 올해 남은 기간 조직 효율성을 강화하고자 점포 축소와 희망퇴직 등의 군살 빼기 작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 남은 기간 임직원 연차도 최대한 소진하기로 했다. iM증권 고위 관계자는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르면 향후 지주와 협의해 증자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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