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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거품 아니네" 시장에 AI 자신감 준 TSMC...향후 넘어야 할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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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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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사진=디디다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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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AI 회의론'을 잠재웠습니다. 이번 실적을 통해 TSMC는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하며, 나아가 AI 전반의 수요도 견조하다는 자신감을 시장에 불어넣었습니다. 다만 모든 게 완벽할 순 없듯이, 반도체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도 남겼습니다.

AI는 이제 시작

지난 17일 TSMC는 지난 3분기 매출 236억2200만달러, 순이익 10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순이익은 54.2%가 늘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여줬습니다.

TSMC는 월간 단위로 매출을 발표하기 때문에 실적이 좋을 것이란 예상은 이미 했었으나, 순이익 역시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을 안심시켰습니다. 실적 발표 이후 열린 뉴욕증시에서 TSMC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9.79%오른 205.8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습니다.

TSMC는 7나노미터(nm) 이하 첨단 공정 매출이 전체 69%를 차지하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뽐냈습니다. 특히 3nm 공정의 매출 비중이 20%에 달하면서 AI 시대에 테크 기업들이 원하는 더 성능이 좋으면서 전력을 덜 소모하는 미세 공정 분야의 비중이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TSMC 측은 현재 많은 고객들이 2나노미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존재하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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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분야별 매출 비중에선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가 51%를 차지하며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스마트폰이 34%로 뒤를 이었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스마트폰 시장 매출 1위 애플을 고객사로 둔 덕분입니다. 특히 AI 시장 수요가 뜨거운 점이 공격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힙니다.

C.C. 웨이 TSMC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수요는 실제한다.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AI 시장이 강세를 띌 것이란 힌트를 남겼습니다. 그는 "우리는 팹과 연구개발(R&D) 운영에서 AI와 머신러닝을 사용하고 있다"며 "AI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더 큰 생산성, 효율성, 속도, 품질을 이끌어내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금 많은 회사들이 생산성, 효율성, 모든 것을 개선하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며 "그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탄탄대로 TSMC의 걸림돌은?

TSMC의 강력한 실적은 AI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어느정도 진정시켰지만, 여전히 반도체 산업이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습니다.

AI 반도체와 달리 PC와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입니다. 웨이 CEO는 해당 시장 수요에 대해 "이제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빅테크를 비롯한 기업들의 AI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 디바이스의 전방 수요는 충분히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다만 TSMC는 PC와 스마트폰 시장에도 '온디바이스 AI' 탑재가 시작되고 있는 만큼, 실리콘 면적이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습니다. AI 탑재를 위해 PC/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더 크고 성능 좋은 반도체를 제품에 탑재하기 시작했다는 얘기입니다.

TSMC는 수익률을 위협하는 요소로 '전기'를 꼽기도 했습니다. TSMC가 위치한 대만은 2022년 15%, 2023년 17%, 2024년 25% 등 최근 몇 년 새 전기료가 계속해서 올라 두배까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TSMC가 2030년 대만 전체 전력 사용량의 25%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신규 팹 확장을 위해 전력 공급 이슈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대해 웨이 CEO는 "우리는 정부와 매우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으며, 우리의 요구 사항과 계획을 전달해 정부로부터 TSMC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며 "물과 토지를 포함하여 충분한 전기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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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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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해외 팹들의 수익성 확보도 TSMC의 과제로 꼽혔습니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3개의 대규모 팹을 건설 중이며, 일본 구마모토, 독일 드레스덴 등에서도 팹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TSMC의 해외 팹 건설에는 대만이 가진 지정학적 상황과 미/중 무역전쟁, 반도체 공급망 변화 등 복잡한 외부 요인이 엮여 있습니다. 초기 단계인 해외 팹들은 당분간은 수익률이 대만 팹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웬델 황 CFO는 "해외 팹은 대만 팹보다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낮다"며 "주로 규모가 작고 내년에는 초기 램프와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수익성은 낮겠지만 수년에 걸쳐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앞으로 3~5년 동안 매년 2~3% 희석을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TSMC가 워낙 홀로 잘 나가니 반독점에 대한 이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현재 시장은 웨이퍼 제조 뿐만 아니라 패키징, 테스트, 대량 생산 등의 요소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TSMC가 모든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웨이 CEO는 "반독점이란 TSMC가 매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불필요한 경쟁 방법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패키징, 테스트, 대량 생산 등을 모두 포함한 '파운드리 2.0'을 제안했고, 이는 현재 TSMC 전체 매출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며, 점유율은 30% 정도이기 때문에 아직 지배적이라고 할 수 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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