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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해리스, 흑인 표심에 심혈…지지자들 “트럼프 4년 더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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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조지아주 르포

경향신문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이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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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고학력자 유입에 공화당 텃밭서 경합주로 변모
‘재생산권 보호’ 등 약속…젊은 흑인 남성들 이탈 변수로

“트럼프의 첫 번째 4년은 끔찍했다. 4년 더는 상상하기도 싫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 명소인 레이크우드 원형극장에서 열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이렇게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였던 해리스 부통령에게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이어 조지아까지 경합주 두 곳을 누빈 해리스 부통령은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공화당원, 무당파들도 트럼프를 우려하고 있다”며 ‘반트럼프’ 정서를 공략했다. 또한 재생산권리 보호를 약속하며 “정부가 여성의 몸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22년 연방대법원이 임신중단권을 폐기한 이후 임신 6주 이후 임신중지를 법률로 제한하고 있는 조지아에서 여성 등 민주당 지지자들이 중시하는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기후가 온난한 남부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에 속한 조지아는 노스캐롤라이나와 함께 펜실베이니아(19명) 다음으로 많은 1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핵심 승부처다. 이미 지난 15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선거를 둘러싼 열기는 고조되고 있었다.

이날 찾은 애틀랜타 교외의 코브 카운티와 그위넷 카운티 사전투표소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아시아계가 많이 사는 그위넷 카운티 덜루스의 한 선거관리 요원은 “주말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라며 “확실히 예년보다 열기가 뜨거운 것 같다”고 전했다.

통상 투표율이 높을 경우 민주당에 유리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과 같은 초박빙 승부에서는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 등 여론조사 평균치 분석결과를 보면 조지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포인트 차 내외로 해리스 부통령에 앞서고 있다. 다른 경합주와 마찬가지로 초접전 대결이 이어지는 것이다.

공화당 텃밭이 경합주로 변모한 배경에는 최대 도시 애틀랜타 교외 지역의 인구 구성 변화가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색인 등 이민자와 고학력자 유입이 늘면서 보수 색채가 옅어졌다는 것이다. 이날 코브 카운티 소도시 매리에타의 사전투표소와 마트 등에서 만난 유색인종 중에도 민주당 지지자가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흑인 여성은 “(재생산권 등) 여성의 선택권 때문에 해리스에게 투표했다. 트럼프가 돌아오면 여성의 권리는 바닥을 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중장비 기술자로 일하는 백인 에럴 베이커(80)는 “일자리가 줄었고 불법 이민자들이 무임승차하고 있다. 트럼프가 모두 되돌려놓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지아에서 승부 예측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남성들의 이반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세대 흑인 남성들이 인플레이션, 실업, 주택난 등 생활고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되면서 “바이든 정부가 해 준 게 무엇인가”란 정서가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조지아 수성을 노리는 민주당은 흑인 표심을 얻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24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다시 애틀랜타를 찾아 동반 유세를 벌일 예정이고, 28일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유세에 나선다.

조지아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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