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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피로, 우울, 짜증’...일 기업들, 남성 갱년기 휴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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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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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남성 갱년기로 인한 경제손실이 한해 1조엔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기업들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여전히 여성의 어려움이 더 크지만 남성 갱년기에 대한 낮은 인식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1일 “여성과 견줘 남성의 갱년기 장애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로 인한 결근과 업무 효율성 저하 등 경제적 손실이 한해 1조2천억엔(약 10조800억원)에 이른다”며 “기업들의 지원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스엠비시(SMBC) 닛코증권이 여성 직원에게 주던 생리휴가를 남녀 구분없이 쓰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부터 갱년기 증상으로 컨디션 저하를 겪는 남성들도 이 제도를 활용하도록 하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이케어 휴가’로 이름도 바꿨다.



휴가 이용 방식 역시 ‘월 1회’에서 ‘연간 12회’로 바꿔 연휴처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미쓰비시 유에프제이(UFJ) 모건스탠리증권도 비슷한 방식의 갱년기 대응 휴가제도를 도입해 남성들의 휴가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직원 90% 가량이 남성인 자동차 제조기업 혼다는 헬스케어 제공 업체와 계약을 맺어 온라인으로 갱년기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에게 건강 관리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또 치료가 필요한 경우, 할인된 가격으로 의료기간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남성 갱년기는 나이가 들면서 남성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고, 그 영향으로 피로·우울감·짜증 등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2월 남성 갱년기 장애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경제에 미치는 손실이 1조2000억엔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갱년기 증상이나 부인과 암 등 여성들이 겪는 증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한해 3조4천억엔으로 남성의 3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다만 남성 갱년기 증상 자체와 사회적 파급 효과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아 정부나 기업의 대책이나 지원도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실제 2022년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남성에게도 갱년기 관련 질환이 있다는 것과 관련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남성들은 당사자들인 4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10.1%, 15.7%에 불과했다. 20대(9.6%)와 30대(10.6%)는 10% 안팎에 그쳤다. 오히려 여성들 중에 ‘남성 갱년기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이들이 40대 30.6%, 50대와 60대가 각각 42.4%, 49.3%로 높았다.



일부 기업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인식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담당하기 위해 ‘경력 다양성 추진실’을 운영하는 혼다 쪽은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에 대해 과거와 견줘 반응이 오고 있지만, 남성 갱년기 장애는 다른 건강 문제와 달리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렵고 (당사자들이) 부끄러워 하는 측면이 있다”며 아직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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