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방위 산업 시장에서 국내 방산 업체들이 과열 경쟁에 나서면서 K방산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21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가 3척의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일명 '오르카 프로젝트'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별도로 나서 경쟁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경쟁 업체들이 국가별로 1개사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총력전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폴란드 정부가 최근 한국 정부에 '잠수함 사업에 한국 조선 업체 2곳이 참여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과열 경쟁으로 계약 이행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정부는 '원팀'을 꾸려 지원하기를 원하지만 업체 간 합의가 선행돼야 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22~25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럽 잠수함 시장에 처음 도전하는 K방산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대승적 판단과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국내 업체 간 갈등과 반목은 향후 있을 약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비롯해 호주, 필리핀 등 연이어 펼쳐질 글로벌 방산 수주 경쟁에서 K방산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방산 수출 전선에서 갈등을 겪는 사례로 국산 방공 미사일 '천궁-Ⅱ'도 있다. 지난달 이라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한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는 납품 기한 등을 두고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양측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24일 중재를 위한 회의를 연 뒤 각 업체들이 실무협의를 진척시키며 타협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업체 간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며, 협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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