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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트럼프에 베팅... 코인·금 초강세, ‘반이민 수혜’ 교도소株까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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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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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보름 앞두고 달러·금·코인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자산 가격이 오르는 ‘트럼프 트레이드(거래)’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금융 시장 투자자들이 트럼프가 내달 5일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7월 트럼프 피격 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 같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났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정책으로 혜택을 입을 자산들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는 집권 후 대규모 세금 감면과 경기 부양책 시행을 공언하고 있다. 재정 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채를 발행할 경우 국채 가격은 하락(금리는 상승)하고,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달러 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수출 증대를 위해 약한 달러를 선호하지만, 금융 시장의 현실은 반대 방향인 달러 강세로 움직이는 것이다. 트럼프가 우호적으로 대하는 가상 자산 가격이 추가로 오를 수도 있다. 반면 시중에 돈을 많이 풀면 물가가 자극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여겨지는 금(金)값도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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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하경


◇트럼프 관련 자산 일제히 상승

10월 들어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는 3% 올랐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7% 넘게 상승했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값도 강세다.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21일 트로이온스(31.1g)당 2745.25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금값은 지난 17일 사상 최초로 27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역대 최고가를 써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세다. 자신을 ‘가상 화폐 대통령’으로 칭하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각종 규제를 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10% 가까이 올라, 21일 6만9000달러 선을 넘었다. 지난 3월 기록한 역대 최고점인 7만3000달러에 가까워지고 있다.

증시에선 트럼프가 규제 완화를 시사한 금융과 에너지 분야가 대표적인 수혜주다. 우라늄 농축 회사인 센트러스 에너지와 미국 최대 소형모듈원전(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한 달간 각각 119%, 70% 넘게 올랐다. 금융 규제 완화 가능성에 모건스탠리도 지난 한 달 18% 넘게 상승했다.

트럼프 반이민 정책 수혜주로 예상되는 민간 교도소 관리 업체 코어시빅도 12%가량 올랐다. 트럼프가 대주주인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1.5배 이상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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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하경


◇미 언론 “도박판처럼 변동성 극심”

‘트럼프 트레이드’는 여전히 오차 범위 안에 있는 전통적인 여론조사 기관의 관측보다는 온라인 베팅 사이트의 당선 확률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가 가상 자산을 바탕으로 한 베팅 플랫폼 ‘폴리마켓’이다. 폴리마켓에선 트럼프(61%)와 해리스(39%)의 당선 확률이 20%포인트 넘게 벌어져 있다. 미국 주류 언론들은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달 들어 이 사이트에 특정인 4명의 계좌에서 3000만달러(약 412억원)가 트럼프 우세 쪽으로 유입돼 판을 키웠다는 것이다.

트럼프 트레이드를 금융 전문가들끼리 치고받는 ‘도박’의 영역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CNN은 지난 17일 “트럼프 당선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예지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고도로 변동성이 크고 예민한 자산 시장에서 돈을 따려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 대선일이 다가올수록 금융 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질 것으로 본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대선 판세에 따라 금융 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와 해리스 트레이드가 번갈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특유의 경기 부양책 수혜 종목에 투자하는 것. 대규모 국채 발행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과 이로 인한 달러 강세, 규제 완화 혜택을 보는 에너지·금융주 등에 베팅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트레이드’는 저금리로 일본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처럼 ‘거래’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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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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