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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사설] 윤 대통령 철벽 재확인 한 대표, 이제 ‘국민 눈높이’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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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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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회동이 ‘맹탕’으로 끝났다. 국민 가슴을 더 꽉 막히게 한 면담 이후, 이제 한 대표의 결단이 더욱 중요해졌다.



약 80분간의 지난 21일 용산 회동에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관련 대통령실 내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 △김 여사 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를 내놨지만, 윤 대통령은 수용하지 않았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 내 김 여사 측근으로 지목되는 8명의 실명까지 거명했지만, 윤 대통령은 “누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문제를 전달하면 조처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대외활동에 대해서도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 의혹 규명에는 “일부 의혹은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화해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는 대통령의 말이 아니다. 아내 허물을 온몸으로 방어하는 지아비의 모습일 뿐이다. 이번 회동이 김 여사 사태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국정운영 전환의 계기가 되어야 했지만, 윤 대통령은 예상대로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맞섰다. 윤 대통령은 지금 한 대표가 아니라, 국민과 맞서고 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명태균씨와 소통하며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힘을 쓴 게 아니냐는 짙은 의혹에도 “집사람이 명씨를 달래가는 노력을 기울였던 게 아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부인이 선거 브로커와 공천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정상이 아닌데, 아무런 문제의식을 못 느낀단 말인가.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잘 막아왔는데 우리 당 의원들이 야당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해볼 테면 해보라’는 경고 같다. 더구나 윤 대통령은 회동 직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대통령실로 불러들였다. 한 대표는 빈손으로 돌려보내고, 친윤계 원내 사령탑과 김건희 특검법 단속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한 모양새다.



윤 대통령의 철벽을 다시 확인한 뒤, 남은 건 한 대표의 선택이다. 한 대표는 늘 ‘국민 눈높이’를 말해왔다. 22일에도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안에 대한 국민 마음을 아직 모르는가. 알면 실천해야 한다. 한 대표가 ‘국민’ 아닌 ‘윤 대통령’의 눈높이에 맞춘다면, 한 대표도 윤 대통령도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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