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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어떻게 입수했을까…‘엔비디아급’ 화웨이 칩 뜯어보니 ‘TSMC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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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 베이징 모터쇼의 화웨이 부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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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가 중국 화웨이 제품에 자사 반도체가 들어간 사실을 미국에 통보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이 중국에 첨단기술 제품이 흘러들어가는 걸 막고 있지만, 이번 사례가 실제 수출 통제는 어려운 점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 통신 등은 대만 기술업체인 테크인사이트가 화웨이의 ‘어센드 910B’를 분해한 결과 티에스엠시 제품이 쓰인 점을 확인해 이를 공식보고서 작성 전 티에스엠시에 알렸고, 티에스엠시는 미국 상무부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어센드 910B는 화웨이가 지난해 초 선보인 인공지능 칩셋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례가 첨단 기술 관련 제품의 수출 제재가 기업과 규제 당국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한 화웨이가 여전히 고성능의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걸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티에스엠시의 반도체가 어떤 경로로 화웨이에 공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은 수년째 티에스엠시 제품의 중국 유입을 제재하고 있다. 2020년 5월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술을 일부라도 활용한 반도체 업체가 화웨이에 제품을 팔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티에스엠시 제조 반도체도 화웨이 제품에 쓰이지 못하게 됐다. 티에스엠시는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7나노 이하 공정의 파운드리 시장에서 90%의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수출 제재 전에는 티에스엠시가 화웨이 ‘어센드 시리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지난 18일엔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 등이 티에스엠시가 중국 화웨이를 위한 스마트폰·인공지능 반도체를 제조했는지 미국 상무부가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티에스엠시가 한 고객사로부터 ‘어센드 910B’와 유사한 칩을 주문받아, 이를 미국 상무부에 알렸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상무부는 “수출 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한 보도를 알고 있다”면서도 티에스엠시와 화웨이 조사가 진행 중인지는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관련해 21일 티에스엠시는 이메일 성명을 내어 “보고된 사항을 미국 상무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며 “규제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2020년 9월 중순 이후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걸 최근 사례들이 보여준다고 짚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워싱턴은 중국 기업들이 최첨단 반도체를 확보하거나 설계 및 제조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수출 제재를 써왔다”며 “화웨이는 이런 노력의 주요 표적 중 하나로, 두 강대국 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걸 반영한다”고 전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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