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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출생아 수 2개월 연속 증가…0.7명대 출산율 '바닥'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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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아 수가 2분기(4~6월)에 이어 7~8월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연간 0.7명대까지 추락한 합계출산율이 올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23일 통계청의 인구 동향 자료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2만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4명(5.9%) 늘면서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던 지난 7월 7.9% 증가(2만601명)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 폭이 크다. 8월을 기준으로 보면 2010년(6.1%)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올해 출생아 수를 월별로 보면, 4~5월 연속으로 늘었다가 6월에 주춤(-1.8%)한 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연간 누적으로도 올해 1~8월 출생아 수는 15만8011명으로 지난해(15만8609명)보다 0.4%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하반기 추이에 따라서는 올해 연간 출생아 수가 2015년 이후 9년 만에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2월 분만 예정인 것으로 표시하며 임신 바우처 사업을 신청한 산모 수는 28만7000명으로 2023년(27만9000명)보다 3% 늘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1.24명)을 정점으로 지난해 0.72명까지 8년 연속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0.76명, 2분기 0.71명으로 0.7명선에서 등락 중이다. 오는 2030년 정책목표인 ’합계출산율 1.0명‘을 기대할 정도로 반등의 속도가 붙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0.6명대로 더 추락하지는 않을 분위기다.

중앙일보

김영희 디자이너



출생아 수 증가의 배경으로는 늘어난 혼인이 꼽힌다. 출생아 수의 선행 지표인 월간 혼인 건수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 기간 미뤄졌던 혼인이 뒤늦게 집중된 영향이다.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1991~1996년생)가 본격적으로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점도 ’혼인 증가→출생아 수 상승‘으로 이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혼인 2년 뒤부터 출산율에 영향을 준다”며 “합계출산율 0.7명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0.72명)을 넘어설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혼인 건수 역시 지난 4월 이후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전년 동기대비 혼인 건수 증가율은 4월 24.6%, 5월 21.6%, 6월 5.6%, 7월 32.9%를 기록했다. 지난 8월 혼인 건수는 1만75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610건)보다 20.0% 증가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출생아 수 반등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억제됐던 결혼이 2022년 하반기부터 늘어나면서 당분간 (출생아 수 추세가) 지난해 수준에서 바닥을 다지는 식으로 잔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해 출생아 수가 늘었다는 건 작년의 일(임신)인데, 당시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제대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코로나19로 결혼이 억제됐다 풀린 영향이라고 보면 증가 추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가임기 여성의) 인식 변화가 동반된 결과라면 (출산율 반등의) 긍정적인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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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8월 31일∼9월 7일 25∼49세 남녀 2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혼인 응답자의 65.4%는 '결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거나 언젠가 결혼하고 싶다'고 답했다. 지난 3월 조사(61.0%)보다 4.4%포인트 높아진 수치이다. 자녀가 없는 남녀 중 ‘출산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32.6%에서 37.7%로 5.1%포인트 늘었다. 특히 결혼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는 이들의 출산 의향은 50.7%로 3, 4월 조사 때보다 8.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8월 사망자 수는 3만22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523명)보다 5.6% 증가했다. 자연증가(출생아 수-사망자 수)는 -1만2146명으로 감소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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