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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김건희 어머니 관계자, 10명 중 6등인데 2명 뽑는 이사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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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어머니 최은순 씨와 관계된 인사가 최종 두 명을 선출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 상임이사 선정 과정에서 최종후보 10명 중 6등을 했음에도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이카 이사장은 해당 인사에 대한 추천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외교부 종합감사에서 최은순 씨의 법률대리인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고시 1기수 후배로 윤 대통령 검사 초임 시절 대구지검에서 함께 일했던 손경식 변호사의 동생 손정미 씨가 코이카의 이사로 선임된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손정미 청주대학교 교수를 2023년 코이카 상임이사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경로든 부탁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냐고 물었고, 이에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은 "있다. 이사 선임 과정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자천, 타천이 있었다"고 답했다.

장 이사장은 "10명 후보자에 대해 모두 알지 않아서 주위(에 아는)분들을 통해 세평(세간의 평판)을 알아본 적은 있다"며 "그렇지만 그것에 구애받은 것은 없고 최종적으로 저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사를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일 외교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은 손 이사의 선임과 관련한 심사결과표 및 이사 선임 최종후보 10인 이력서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그런데 장 이사장은 이에 대해 "(이사 선임에) 관련 규정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적법하게 이뤄진 이사장의 임명 권한 행사에 대해 일부 불만을 가진 인사들의 제보만으로 문제를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국회에서 이런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날 세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의원실이 코이카를 통해 관련 자료를 확인해 본 결과 손 이사의 선임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이 의원은 "자료를 받아보니 알겠더라. 코이카 상임이사 지원자들 중 손정미 이사는 서류에서 20명 중 10등이었다"고 하자 장 이사장은 "9등이다. 9등과 10등이 동점이었다"며 손 이사를 변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통상 면접자는 선정인원의 2배수 또는 3배수가 올라간다. 그러면 (두 명을 뽑으니까 서류 심사 상위) 4명 또는 6명이 올라가야 하는데 이번에 이분이 올라갔다. 왜냐하면 이번에 면접자 수를 5배수인 10명으로 했기 때문"이라며 손 이사를 뽑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배수를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 이사장은 "이 문제 때문에 저도 고민 많이 했는데 관련 규정을 보면 2~3배수가 아니라 3~5배수로 상임이사 추천위원회에서 이사장에게 추천하게 돼 있다"라며 "규정에서 3~5배수 추천하라는 것은 단순히 면접결과만이 아니라 여러 요소를 감안해서 이사장이 선임하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손 이사는 면접자 10명 중에 6등을 했다. 면접점수와 서류심사를 모두 종합해서 2명을 뽑아야 하는데 6등이 뽑혔다"며 "다른 상임이사를 보면 외교부에서 재외공관 대사를 역임했거나 코이카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사람이다. 10명 중에 이 분을 고른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실제 이 의원이 코이카 측으로부터 받은 상임이사 후보자 추천 인적사항에 따르면 코이카나 외교부에서 근무했거나 사기업 재직 중 해외 현지 근무 경력이 있는 경우가 있었고, 개발협력과 관련한 전문가 경력을 가진 후보도 있었다.

10명 중 6등임에도 손 이사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장 이사장은 "저의 고려 요인은 (코이카) 현직자가 내부 승진해서 직원 사기가 진작돼야 하는 부분, 반드시 여성이 1명 포함돼야 한다는 부분, 그동안 상임이사가 주로 외교부랑 코이카 출신이라 외부였으면 좋겠다는 부분, 어학을 포함해 업무능력을 갖추면서 경영진과 호흡했으면 좋겠다는 점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장 이사장의 설명처럼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법적인 하자 없이 선임했다고 하더라도 기존 관례보다 서류 통과자 인원을 늘려 손 이사를 면접 대상자로 뽑은 지점, 또 이후 면접에서 6등을 기록했음에도 최종 2명의 이사로 선임한 것 등이 적절한 인사였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정 의원실이 코이카로부터 받은 면접 총괄 심사표에 따르면 6등을 한 손 이사와 10등을 한 후보자까지 점수 폭이 1.5점밖에 나지 않지만, 손 이사와 5등 간 차이는 2점이고 이후 1~4등까지는 1점 안팎의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하위권에 속하는 손 이사를 굳이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손 이사와 함께 선정된 이사는 상당히 상위권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 이사의 전문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손 이사는 충북도청에서 국제통상과 주무관, 투자유치과 외자유치팀 등에서 근무했는데, 이사 선임당시 이러한 경력이 '국제개발협력'과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주로 하는 코이카의 이사로 근무하기에 적합한 전문성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손 이사는 본인의 전문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본인이 맡고 있는 글로벌연대파트너십 본부가 전문성을 요구하는 자리인데, 본인의 전문성이 이사직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냐는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의 질문에 "그동안 공직과 대학에서 국제협력과 ODA 사업에 25년 이상 일했기 때문에 지원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프레시안

▲ 코이카 손정미 글로벌연대파트너십 본부 이사가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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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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