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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책임 묻겠다" 국감도중 입장 낸 하이브…"국회 만만하냐"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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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태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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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가요 기획사 하이브가 24일 국회 국정감사 도중 공식 입장을 냈다가 의원 질타를 받고 사과했다. 하이브는 이날 국감에서 공개된 내부 '업계 동향 리뷰 자료'를 놓고 "외부 유출 세력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가 꼬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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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공식 입장. 오후 11시 기준 찾아볼 수 없다. 사진 하이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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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이날 오후 홈페이지 '알려드립니다'를 통해 입장을 내고 "금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당사의 모니터링 보고서는 팬덤 및 업계의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취합한 문서"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이는 업계 동향과 이슈를 내부 소수 인원에게 참고용으로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나 SNS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발췌해 작성됐으며, 하이브 입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인 내용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문장에서 불거졌다. 하이브는 해당 입장문을 문체위 국감이 진행 중이던 때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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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COO(왼쪽)와 민형배 의원. 사진 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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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미성년자 대상 외모 품평이 포함된 업계 동향 자료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앞서 제기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책임을 묻겠다'는 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이라는 문구를 놓고선 "제가 그렇게 질문했냐"고 했다. 하이브가 낸 입장이 자신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이날 국감에 하이브를 대표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호 하이브 COO(최고운영책임자)는 "회사와 소통하지 않아 모르겠다. 입장을 내라고 한 적이 없다"며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보다 못한 전재수(민주당) 문체위 위원장은 "국감이 진행되고 있는데 위원이 질의·답변한 내용에 대해 회사에서 저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다. 사과하라"고 중재했다. 또 "국감이 진행 중인데 어떻게 저런 식으로 입장을 낼 수 있냐"며 "국감을 무의미하게 만든다든지, 국회 권위를 이런 식으로 해서 되느냐. 국회가 만만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COO에게 하이브가 입장문을 내게 된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김 COO는 이날 오후 10시 재개된 국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 겸허히 받아들인다.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을 묻는 언론 문의가 빗발쳤고, 일일이 입장을 전달하기 어려웠다"며 "국감에서 다뤄지지 않은 내용과 모자이크된 내용이 그대로 노출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왜곡·확산 속도가 빠르다고 판단했다. 입장문 게재를 통해 언론 문의에 신속하게 답변하고자 했다"고 입장문 게재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국감 진행 중 입장을 낸 건 당사의 명백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 홈페이지에선 이날 오후 11시 기준 문제가 된 입장문을 찾아볼 수 없다.

민 의원에 따르면 하이브 내부 업계 동향 리뷰 자료에는 "멤버들이 한창 못생길 나이에 우르르 데뷔시켜놔서, 누구도 아이돌의 이목구비가 아닌 데다가" "성형이 너무 심했음" "다른 멤버들은 놀랄 만큼 못생겼음" 등의 문구가 담겼다. 다만 이런 표현이 어떤 가수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민 의원은 "외모 평가와 질 낮은 표현들이 미성년자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COO는 이 문건에 대해 "K팝에 종사하는 회사로서 저희 팬과 업계가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및 K팝 전반에 대해 어떤 여론을 가졌는지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보여주신 문서는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 COO는 문건에서 언급된 표현들이 하이브 자체 의견은 아니라는 설명을 재차 펼쳤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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