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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템터뷰] 축구 레전드 상암에 불러 모은 이 사람...박정무 넥슨 FC그룹장 "이용자 위한 또 하나의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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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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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피구(왼쪽)와 네마냐 비디치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넥슨 아이콘 매치' 본 매치에 상대팀 선수로 출전해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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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개최한 '2024 넥슨 아이콘 매치'(이하 아이콘 매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게임과 축구 팬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축구를 주제로 넥슨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FC' 프랜차이즈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콘 매치'의 중심에는 박정무 넥슨 FC그룹장이 있다. 6개월에 가까운 준비 기간 가장 분주히 움직인 인물이다. 선수 섭외와 콘텐츠 구성 등 일련의 과정에 깊게 관여했다. 한국을 찾은 선수들의 동선에 함께했다. 팬의 심정으로 행사를 꾸린 그다. 이번 행사가 대중의 공감을 산 배경이다.

'아이콘 매치'는 20일 본 경기에만 6만4210명이 현장을 찾았다. 온라인 중계 시청자 수는 양일간 360만명에 이른다. MBC는 경기 중계로 정규 편성 프로그램을 결방했다. 드러나는 수치나 사회적 파장이 작지 않다. 게임업계에서 드문 일로 꼽힌다. 기업이 겪는 단일 사건 단위로도 규모가 크다.

'아이콘 매치' 여운 속 게임적 승화 고민

박정무 FC그룹장은 지난 29일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취재진을 만나 '아이콘 매치' 이후의 과제를 언급했다. 그는 "'아이콘 매치'에 대한 관심을 게임적으로 어떻게 승화시킬지 그 고민을 EA와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A는 'FC' 프랜차이즈의 개발사다. 넥슨과 수년째 합을 맞추고 있다. 이번 행사 현장에도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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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무 넥슨 FC그룹장이 지난 29일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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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무 FC그룹장은 '아이콘 매치'에 보여준 대중의 관심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 서비스의 본질은 'FC온라인'과 'FC모바일'에 있고, 향후 게임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11월 쇼케이스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드러나는 메시지와 다르게 박 FC그룹장의 표정에서는 다른 분위기가 읽혔다. '축제'에 대한 여운이다.

'아이콘 매치'는 넥슨에게도 흔치 않은 도전이었다. 연 매출 4조원을 바라보는 대형 게임사의 핵심 프랜차이즈를 총괄하는 그의 입에서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박정무 FC그룹장은 "준비 과정이 짧다 보니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반응이 있을지 불안감이 있었다"며 "(지금은) 경기를 무사히 진행한 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넥슨의 득과 실..."소비자 관심 환기 긍정"

넥슨은 '아이콘 매치'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비용은 표면적으로 단 이틀 동안 소진됐다. 하지만 비용의 용처를 따라가면 매치의 준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선수 섭외부터 경기장 대관, 각종 퍼포먼스, 행사 진행, 스태프 인건비 등이다. 다만 이 비용이 이번 행사 준비에 투입할 수 있는 상한선은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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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무 넥슨 FC그룹장이 지난 29일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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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무 FC그룹장은 "가성비를 따지지 않고 최고의 퀄리티를 내기 위해 제대로 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자는 것이 '아이콘 매치'를 준비하는 과정의 기조였다"며 "투자한 만큼 그 이상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믿고, 이 기조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넓은 소비자층에 영향을 미친 점은 넥슨이 이번 행사에서 거둔 수완으로 꼽힌다. 그는 "유저의 개념을 게이머에 국한하지 않고 유튜브로 유관 콘텐츠를 보거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를 보는 이들도 넓게는 그 범주에 포함된다고 봤다"며 "그런 맥락에서 다양한 이들의 관심을 환기한 것이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산업적으로 게임 전반의 품질이 상향되는 추세 속에 대외적 서비스로 인한 차별화 가능성을 제시한 측면도 있다. 박정무 FC그룹장은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넥슨도 변화하고 있다는 모습을 '아이콘 매치'로 보여드린 것 같다"며 "이런 매치가 유저들에게 드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서비스란 측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극적 서사에 사기 고취도...'유저 소통' 강조

'아이콘 매치'의 성공적 개최에는 운도 따랐다. 선수들이 만든 서사가 바로 그것이다. 네마냐 비디치는 연습 중 입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필드에 올랐다. 티에리 앙리의 출전도 급하게 결정됐다. 박지성은 후반 40분 'FC스피어'에 교체 투입돼 패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이와 관련 눈물짓는 팬의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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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무 넥슨 FC그룹장은 '2024 넥슨 아이콘 매치' 준비 과정에 깊게 관여하며 각 현장에 함께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 '2024 넥슨 아이콘 매치' 참가 선수 입국 현장에서 선수들의 곁을 지키고 있는 박 FC그룹장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네마냐 비디치 뒤, '슛포러브' 씨잼철(김동준) 옆,  리오 퍼디난드 뒤 순이다. 왼쪽 아래 사진은 지난 20일 본 경기 시작에 앞서 박 FC그룹장이 인사말을 전하자 디디에 드로그바가 이를 지켜보는 모습. /사진=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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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무 FC그룹장은 기획자 입장의 기쁨도 전했다. 그는 "예매가 빠르게 매진됐을 때 벅차올랐다"며 상기된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매치에 대한 기대와 선수들의 분전에 또 한 번 감사를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이콘 매치'는 상암의 밤을 계절처럼 물들였지만 정작 그 영향에 직면한 것은 박 FC그룹장 본인이었다.

그는 '아이콘 매치'를 치른 후 게임 내에서 안드레아 피를로를 구입했다. 평소 자신의 스쿼드(선수 라인업)에 포함한 적 없는 선수지만 이번 행사 때 템포 있게 경기를 조율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아울러 개별 선수뿐 아니라 이번 매치 자체가 넥슨 구성원들에게 고무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 돈다.

박정무 FC그룹장은 '아이콘 매치' 이후의 서비스 행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고 했다. 다만 "소통을 서비스 경쟁력의 일환으로 보고 유저 목소리를 넥슨의 발전 방향에 반영하는 데 가치를 둘 것"이라며 "점검시간 준수나 오류 최소화 등 기본에 더욱 집중하고 개발팀과 협의해 유저가 만족하는 무언가를 찾는 과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넥슨 '아이콘 매치'는..."모두의 축제"

넥슨 '아이콘 매치'는 '레전드 축구 선수들'이 서울에 모여 경기를 펼치는 'FC온라인'과 'FC모바일'의 팬 이벤트다. 넥슨이 주최하고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가 주관했다. 공격수로 구성된 'FC 스피어'와 수비수로 구성된 '실드 유나이티드'가 맞붙는 메인 경기와 각종 이벤트 게임 등으로 구성해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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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넥슨 아이콘 매치'에서 승리한 실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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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에는 디디에 드로그바 안드리 셰우첸코 카를레스 푸욜 에드윈 반데르사르 등 각국 리그에서 한 시절을 풍미했던 유명 선수들이 참여했다. 박지성과 이영표 등 국내 선수들도 함께했다. 넥슨은 이번 행사를 상상과 게임에서만 가능했던 전 세계 레전드 선수들의 축구 경기로 게임 유저와 축구팬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라고 소개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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