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된 북한군 추정 인물 영상. /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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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치렀고, 선발대가 대부분 사망해 1명만 생존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생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영상을 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이 공개했다. 하지만 이 영상이 촬영된 장소와 시점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영상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이 현재까지 전투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 공식입장이어서 영상이 가짜뉴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 ‘ExileNova’는 “쿠르스크…걱정된다”라는 짤막한 설명과 함께 2분7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북한군 추정 남성이 머리와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고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이 담겼다. 붕대는 피와 고름 등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 남성은 부상 정도가 심해 눈을 뜨지도 못한 채, 더듬더듬 말을 이어갔다. 남성이 하는 말을 모두 정확히 알아듣기는 어려우나, 북한 억양으로 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남성은 “러시아군은 저희가 방호시설들에만 (있는 한) 급습당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로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말했다”라며 “그러나 저희가 쿠르스크 교전에서 무작정 교전에 참가하도록 강요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공격 전에 아무런 정찰도 하지 않고 저희들에게 무기도 주지 않았다”라며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시작하자, 우리 부대 인원이 40명이었는데 제 친구들인 혁철이와 경환이를 비롯하여 모두 전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우들은) 파편에 머리가 잘렸고 저는 전우들의 시체 밑에 숨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할아버지로부터 조국해방전쟁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었으나 이런 일은…. 저희 전우들이 일개 사료로 이용되어 모두 희생된 것”이라고 했다.

남성은 “쿠르스크는 진짜 이 세상의 악”이라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군은 최신형 무기로 들고오고 있고, 인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반면에 러시아군은 너무나 많은 무기를 잃었고, 저희와 같은 병사들을 공격전에 내세우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남성이 “제 눈으로 산처럼 쌓여 있는 러시아 병사들의 시신들을 봤다”며 “푸틴은 이 전쟁에서 패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앞서 리투아니아 비영리기구(NGO)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지난달 28일 현지 매체 LRT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와 북한군의 첫 육안 접촉은 10월25일 쿠르스크에서 이뤄졌다. 내가 알기로 한국인(북한군)은 1명 빼고 전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KBS를 통해 이를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까지 북한 병력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들은 (쿠르스크에서) 전투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러시아에 붙잡힌 우크라이나 포로와 교환할 자원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군 병력도 우크라이나인과 교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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