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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윤 지지율 ‘첫 10%대’…‘보수 심장’ TK마저 싸늘하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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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2023년 4월1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구의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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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반환점을 9일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내려앉았다.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민심까지 등을 돌린 결과로, 전례를 찾기 힘든 조기 레임덕의 본격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이후 가뜩이나 아슬아슬하게 유지해온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무너지며 국정 운영의 동력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김건희 리스크’에 눈을 감은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한국갤럽이 1일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서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19%로, 이 조사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갤럽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20%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정 평가는 72%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였다. 문화일보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17%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는 78%에 이르렀다.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김건희 여사 문제’(17%)로, 이는 3주 연속 부정 평가 최상위로 집계됐다. 김건희 특검법은커녕,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해소할 수 없는 특별감찰관 임명조차 윤 대통령이 완강하게 거부한 여파로 보인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81분 면담’에서 쇄신 요구를 거절한 다음날인 지난 22일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며 김 여사 문제를 뭉개겠다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결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의 민심마저 싸늘해졌다. 9월 둘째 주 35%였던 이 지역의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2주 뒤 31%로, 10월 넷째 주 26%로 주저앉은 데 이어 이번엔 일주일 만에 8%포인트 하락한 18%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치로, 전례가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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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조사는 모두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지시했다고 말하는 육성 파일 관련 민심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다. 갤럽의 다음주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더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장덕현 갤럽 연구위원은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영향을 끼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녹음 파일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20%’는 핵심 지지층만 결집해, 최소한의 국정 운영 동력만 유지한다는 의미다. 임기 반환점도 지나지 않아 이 벽이 무너진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조기 레임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내각제 국가에선 지지율 20%가 무너지면 정부를 해산한다. 지지율이 20%도 안 되는 건,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고 뭘 해도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정부의 정책이 실현될 수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독단과 불통의 리더십이 국정 운영의 위기까지 도달했다는 것으로 파국의 신호”라며 “대구·경북마저도 인내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건 탄핵의 전조 현상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여당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어떻게 쟁취한 정권인데 또다시 몰락의 길을 가고 있느냐. 더 늦으면 국정 추동력을 회복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윤 대통령에게 “당은 방기(放棄)하고(버리고 돌아보지 않음), 대통령비서실부터 전면 쇄신하고 내각도 전면 쇄신해 새롭게 국민 앞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지율 19% 대응 방안’을 묻자,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하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빠져나가니 지금 지지율이 19%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정 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맞받았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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