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한반도에 드리운 트럼프 그림자④
(헨더슨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네바다주 헨더슨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4.11.0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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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를 두고 봐야겠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염두에 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에 베팅하고 있다. 무역전쟁을 예고한 트럼프 행정부의 재출범은 수출 등 한국의 실물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호재와 악재가 뒤엉켜 있지만, 악재에 무게중심이 쏠린다.
트럼프의 공약은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보인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좀 더 강화된 보호무역 정책에 방점을 찍는다. 보호무역 정책의 핵심 무기는 관세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혹은 10~20%p)의 보편적 기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중국산 수입품에는 60%의 관세를 적용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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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될 경우 한국 GDP 성장률도 하방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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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우리 경제도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후 미국이 한국에도 보편적 기본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총 수출액은 시나리오에 따라 최대 448억달러(61조8150억원)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 총 수출액은 6322억달러다.
대외경제연구원은 대체수요에 대한 대응이나 수출전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실질GDP(국내총생산)가 0.29~0.67%p까지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보편적 기본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지만,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만약 대상에서 빠진다면 실질GDP는 0.10~0.24%p 올라갈 수 있다.
월별 대 미국 수출 현황/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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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한은이 지난 8월 발표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 공언처럼 관세가 올라가면 한국의 GDP는 1.0%p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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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교역 의존도 높은 한국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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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좋게 보면 중국이 한국 쪽으로 수입을 돌릴 수 있는 여지도 있어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 한국의 입장에선 대중국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관세전쟁이 시작되면 중국뿐 아니라 EU(유럽연합) 등도 보복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어서 대외 교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이 결정될 경우 업종별로도 영향을 받는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7일 발표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반도체의 수출에 단기적 충격이 발생하고 세계 배터리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중국 기업을 제재할 경우 반도체와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면 한국 입장에선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판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는 중국 등과 직거래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틀을 바꿀 수 있다"며 "새로운 국제 질서가 만들어지면 그 사이에서 한국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아니면 반대로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하기 나름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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