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극심한 피로, 체중 감소, 만성 복통, 설사, 메스꺼움, 발열, 점액변 등 증상을 동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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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간 줄곧 배가 아프면서 설사를 연거푸 하고, 입안에 궤양이 생기거나 눈이 토끼눈처럼 수시로 빨갛게 잘 충혈된다면 '크론병'이 아닐지 검사받아야 합니다. 크론병(Crohn's disease)은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으로, 1932년 미국 의사 버릴 버나드 크론(Burrill Bernard Crohn)이 처음 보고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과거엔 서양에서 발병률이 높았지만, 최근 식습관이 서구화하면서 20~30대 한국인의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만3238명으로 2013년(1만6138명)보다 10년 새 2.1배나 늘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20대(31.2%), 30대(25.1%), 40대(15.3%), 10대(15.1%) 순으로 20대 이하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만성 복통과 설사, 체중 감소, 피로, 혈변 등이 크론병의 주요 증상입니다. 소장 협착까지 생기면 식사 후 쥐어짜는 듯한 간헐적인 통증, 복부 팽만, 구역, 구토 같은 증상도 나타납니다. 야간 설사, 점액변, 혈변, 뒤무직(대변 본 후에도 변이 남은 것 같은 느낌), 메스꺼움, 발열, 식욕 부진, 체중 감소, 피로감도 동반됩니다. 환자 3명 중 1명은 장관이 아닌, 의외의 곳에서도 증상이 생깁니다. 말초신경염·관절통·요통 등이 관절에서, 구강궤양·결절성홍반 등이 피부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눈 통증이나 눈부심·충혈을 특징으로 하는 포도막염·홍채염·상공막염 같은 눈 질환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의 원인과 발병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 소인이 있는 환자에서 산업화에 따른 여러 환경 변화 요인이 작용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체 염증성 장질환의 5~10%가 가족 관련성이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가족이나 유전과 상관없이 산발적으로 발병합니다.
크론병으로 염증이 반복되면 이형성증(異形成症) 즉, 세포·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변형되고, 이는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크론병을 예방하려면 정제당류 지방산, 인공감미료,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과일·채소를 잘 챙겨 먹어야 합니다. 크론병으로 진단받았다면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이 추천됩니다.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금주·금연해야 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 과중한 신체 업무는 크론병 증상을 더 악화할 수 있습니다. 약물(5-ASA,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생물학적제제, 소분자제제 등) 또는 수술로 치료하는데요.
환자 대부분은 첫 치료약으로 면역조절제가 처방됩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만성으로 발전해 섬유화하면 수술적 치료 말고는 별다른 옵션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고봉민 교수.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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