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사장·정교선 부회장 '회장'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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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편집자]
오늘부터 나도 회장님
이번 주에는 유통업계의 두 거목,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나란히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 빠르게 인사를 했던 것과 달리 올해엔 평년과 같은 10월 말에 인사를 했고요.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와 거의 같은 시기에 인사를 냈습니다.
올해엔 아주 큰 폭의 인사는 없을 거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었습니다. 신세계는 지난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핵심 계열사 대표를 전부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죠. 절반 가까운 CEO가 교체됐습니다. 올해 회장직에 오른 정용진 회장이 '수시 인사'를 강조하면서 G마켓과 SSG닷컴, 신세계건설도 대표가 바뀌었죠.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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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핵심 계열사라 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대표가 나란히 교체됐습니다. 신세계그룹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 2년간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자리를 지킨 것과 비교하면 변화에 무게를 둔 인사였습니다.
실제로 올해 인사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신세계는 이주희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 송현석 신세계푸드 및 신세계L&B 대표, 민경삼 신세계야구단 대표 등 3명만 짐을 쌌고요. 현대백화점은 현대L&C와 지누스, 현대이지웰 등 일부 계열사 대표가 교체된 정도입니다.
하지만 인사폭이 넓진 않은 대신 그 깊이는 매우 깊었습니다. 양 그룹 모두 새로운 '회장님'을 배출했기 때문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회장 직함을 달며 올 초 회장이 된 정용진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정교선 현대홈쇼핑 부회장이 회장으로 명패를 바꿨습니다.
하지만 두 '회장님'의 상황은 사뭇 다릅니다. 회장님이라고 해서 회사 내에서의 위치도 같은 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누가 넘버 투래
하루 먼저 회장님이 된 정유경 회장을 볼까요. 지난 2015년 '총괄사장'에 오른 뒤 9년 만에 회장이 됐는데요. 부회장직을 건너뛰고 바로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회장 타이틀을 단 지 반 년여 만입니다. 오랫동안 부회장과 총괄사장 직함을 유지하던 남매가 같은 해 동시에 회장에 올랐습니다.
단순히 직함만 회장으로 바뀐 게 아닙니다. 정유경 회장의 승진은 앞선 정용진 회장의 승진과 맞물려 본격적인 '신세계백화점그룹'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신세계 측 역시 이번 인사를 발표하면서 "올해가 계열 분리를 통해 성장의 속도를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는 최적기"라고 밝혔죠.
신세계그룹 오너일가 지분/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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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 작업은 거의 다 돼 있습니다.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지난 2016년 서로가 보유한 신세계, 이마트 지분을 전부 교환했습니다.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이 서로 얽힌 지분도 거의 없습니다. 양 쪽의 온라인 사업을 모두 하고 있는 SSG닷컴정도만 정리하면 됩니다. 밥으로 치면 이제 뜸만 들이면 되는 수준입니다.
업계에서는 곧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 선언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푸드, 조선호텔 등을 거느린 '이마트그룹'을 차지하고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센트럴시티 등을 보유한 '신세계그룹'을 갖는다는 그림입니다.
내가 바로 넘버 투
하루 차이로 현대홈쇼핑 '회장' 타이틀을 단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경우는 어떨까요. 정교선 회장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두 살 터울 동생인데요. 겉보기로는 현대백화점그룹도 신세계그룹과 비슷해 보입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도 꾸준히 계열분리 이야기가 나오던 그룹입니다. 신세계그룹처럼 정교선 회장이 현대홈쇼핑을 떼어내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법하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전날 있었던 정유경 회장의 승진과 계열분리를 의식한 듯, 지난달 31일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보좌하며, 단일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함께 이끌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지선(왼쪽)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오른쪽) 현대홈쇼핑 회장/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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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두 그룹의 회장 인사는 결이 많이 다릅니다. 몇 개월 차이로 나란히 회장직에 오른 신세계그룹의 남매 회장과 달리 정지선 회장은 2007년 회장직에 올랐습니다. 2002년 부회장이 된 지 5년 만입니다. 정지선 회장이 72년생이니 만 35세에 회장이 된 거죠. 이미 회장직을 17년째 수행하고 있습니다. 확고한 '넘버 원'입니다.
정교선 회장의 또다른 직함을 보면 더 확실해집니다. 정교선 회장은 현대홈쇼핑 회장인 동시에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는 정지선 회장을 필두로 정교선 부회장이 보좌하는 그림입니다. 혹시나 제기될 수 있는 계열 분리 이슈를 매조지하겠다는 차원의 인사로 보입니다.
올해 유통업계 임원인사의 스타트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끊었습니다. 출발부터 계열 분리에 회장 승진까지 다양한 이슈가 넘쳐났습니다. 이제 곧 롯데그룹, CJ그룹도 인사를 준비합니다. 식품업계에서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삼양식품, 농심, 오리온 등의 인사에 관심이 모입니다. 연말엔 또 어떤 새 이름이 오르내릴까요. 다가올 주간유통에서 만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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