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미국 뉴욕주의 ‘스타’ 다람쥐 땅콩이(Peanut)가 주 정부에 의해 안락사됐다. 광견병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2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주 환경보호국(DEC)은 지난달 30일 뉴욕주 파인시티에 있는 마크 롱고의 자택과 농장에서 다람쥐 땅콩이와 너구리 프레드를 압류했다. 롱고는 땅콩이가 교통사고로 엄마 다람쥐를 잃은 뒤부터 7년간 돌봐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는 민간 보호소를 운영해왔다.

롱고는 ‘다람쥐 땅콩이’(Peanut The Squirrel)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땅콩이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유해왔다. 땅콩이가 사람들에게 재롱을 떠는 영상들은 크게 화제가 됐고, 땅콩이는 65만명 가까운 팔로워수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롱고는 땅콩이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땅콩이가 안락사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동정심에 호소했지만 그들(DEC)은 간곡한 요청을 무시했다”라며 “우리를 큰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고 했다.

뉴욕주법상 다람쥐 등 야생동물을 구조하기 위해선 야생동물 재활치료사자격을 갖춰야 하고, 야생동물을 적법하게 기르기 위해선 교육 목적의 동물로 등록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롱고는 땅콩이를 교육 목적의 동물로 등록하기 위한 서류 작업을 하던 중, 당국에 의해 땅콩이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정부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DEC는 광견병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DEC는 CBS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조사 과정에서 한 사람이 다람쥐에게 물리기까지 했다”면서 “광견병 검사를 위해 두 동물은 안락사됐다.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며, 이 동물과 접촉한 적이 있는 사람은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하지만 땅콩이의 안락사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주 정부의 조치가 지나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도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가 도를 넘어 다람쥐를 납치하고 처형했다”고 썼다. 이후 추가 게시물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람쥐들을 구할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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