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서 '북핵'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도…'비핵화' 이슈도 두드러지지 않아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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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임여익 기자 =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시험발사에도 불구하고 북한·비핵화 이슈는 이번 대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어느 정도 기정 사실화하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가 흐려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도 해석한다.
대선 결과로 어떤 새 행정부가 들어서든 북한의 추가적인 핵개발과 핵능력 고도화를 막아야 한다는 큰 틀에서의 목표를 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각기 북핵에 대한 '접근법'은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북핵' 문제 후순위로
지난 8월 민주당과 공화당은 새 정당 강령(정강)에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하마스의 분쟁으로 불거진 중동 사태가 미국의 외교 수요를 장악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없는 한반도 문제는 관심의 후순위로 밀려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미국의 고유한 외교적 과제임은 분명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 행정부가 '비핵화' 정책을 폐기하는 순간 동북아 지역에서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이슈는 미국 입장에서도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다만 미국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을 이미 충분히 개발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를 현실로 받아들여 새 전략을 꾸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북한이 다량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를 군축의 대상으로 삼는 전략이 '완전한 비핵화'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승우 서울안보포럼(SDF) 북핵대응정책센터장은 미국 내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주장'에 대해 "이러한 주장이 반영돼 바이든 정부가 비핵화의 '중간단계'를 언급하며 군축으로 가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최 센터장은 이에 우리 정부가 강하게 의견을 내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한국의 반발 정도가 좀 약했다는 것을 미국이 느꼈고, 미국은 북한의 현재 핵능력을 인정하되 '미래핵'을 협상으로 통제·억제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각국의 제재가 허물어질 수 있고, 북한이 핵을 고도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와 해리스, 북핵 '접근 방식' 어떻게 다를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비핵화'라는 목표는 일관되게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여전히 근본적 차이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바텀 업'(Bottom-up) 방식으로 실무진 협상에서 정상 협상으로 진행되면서, 북미 간 적극적인 대화 자체가 아예 안 이뤄질 가능성 크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일단 1기 트럼프 정부 때처럼 '톱 다운'(Top-down) 방식으로 정상들끼리 만나서 큰 틀에서 합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북러 밀착과, 북한의 남북 '두 국가' 정책, 고도화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으로 트럼프 1기 때보다 정세가 더 복잡해진 만큼, 북미 대화 자체가 수월하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최승우 센터장은 이런 맥락에서 당장은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확고하게 유지하면서 정세 변화를 기다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는 이미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경험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기대하며 최종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 제기된다. 트럼프의 사업가 기질이 고전적인 외교를 선호하는 민주당에 비해 정세를 주도적으로 변화시킬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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