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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송출수수료 해법 없나] 〈중〉 위기의 유료방송, 홈쇼핑발 '블랙아웃' 엎친 데 덮친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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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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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 업계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 IPTV 등 유료방송 업계 분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갈등의 근원적인 문제로 유료방송 재원 부족이 꼽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내달 1일부터 케이블TV방송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에 대해 송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케이블TV 가입자와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송출수수료 협상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송출수수료는 유료 방송사업자 방송 채널에 편성된 대가로 유료방송 사업자에 지급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일반 콘텐츠와 달리 물건을 판매하는 채널인 만큼 비용을 내는 것이다.

CJ온스타일 홈쇼핑 채널 종료 위기 사태는 비단 딜라이브·아름방송·CCS충북방송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재계약을 맺은 업체가 극히 드문 만큼 송출수수료 협상 불발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동영상서비스사업자(OTT) 등장에 따른 급격한 구조 변화로 인해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유료방송은 홈쇼핑 블랙아웃 위기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유료방송이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하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 원인으로 저가 요금 중심 구조가 지목되고 있다. IPTV 출범 당시 결합상품(통신+방송) 출시로 해외 대비 유료방송 수신료가 워낙 저가로 형성되며 수신료 매출 외 다른 매출이 중요해진 구조적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유료방송의 2022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1845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에 유료방송 수익 기반의 약 33%가 TV홈쇼핑 송출수수료에서 나온다. 다른 항목 매출은 대부분 줄고 있어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유료방송이 지불해야 할 프로그램사용료도 매년 인상되고 있다. 지상파와 일부 대형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가 사용료 대부분을 받아가고 있다. 특히, 지상파 재송신료는 산정 방식에 대한 객관적 룰이 없고 단 한 번도 인하된 적이 없다. 만약 홈쇼핑 블랙아웃이 현실화되면, 당장 소비자가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은 물론 유료방송 매출 감소로 이어져 일반 채널 콘텐츠 비용으로 지급하는 재원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명확한 기준 없이 협상력에 기반한 송출수수료 협상 관행도 갈등을 반복시킨다. CJ온스타일 역시 IPTV는 놔두고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한 케이블TV를 겨냥해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줄어들면, 콘텐츠 대가를 지급할 여유가 줄어드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게 된다”며 “기준 부재로 협상력이 강한 사업자 위주로 살아남게 된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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